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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an 18. 2023

오늘은 비빔밥과 된장찌개

환상의 짝꿍

얼마 전에는 파리에 갔다가 한식당에 갔다. 돌솥비빔밥이 메뉴에 있기에 육회돌솥밥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주변에 꽤나 많은 외국인들이 비빔밥을 먹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식당에서는 사람들에게 간장소스와 고추장 소스  가지를 서빙하고 손님이 취향에 따라 비벼 먹는 형태였다. 한국인이기에 나에게 콩나물밥 같은 것에는 간장, 기본 비빔밥은 고추장은 그저 당연하게 여기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옆에 외국인들은 모두 간장소스를 뿌리고는 맛있다며 비빔밥을 먹었다. 아무래도 그들에게는 간장과의 조합이  익숙하거나 아니면 고추장이 조금은 맵기 때문일 거다.

최근에 피곤했는지 입안이 헐었다. 입맛도 없고 피곤하기도 하고 이런 날들이면 고기보다는 신선한 채소들이 당긴다. 채소를 다양하게 먹을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리 한국의 대표음식 비빔밥이 생각났다. 집에서 살던 시절까지는 엄마가 비빔밥을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비빔밥을 꽤나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와서 살게 되면서 어쩌다 먹는 돌솥비빔밥 (돌솥비빔밥을 더 선호함)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즐겨 먹지 않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이 날은 채소를 먹기 위해 비빔밥을 저녁 메뉴로 결정했다. 돌솥이 없으므로 그냥 그릇에 비빌 거다. 감성을 위해 양푼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도 없으므로 감성저녁은 무리일  같다. 비빔밥에 곁들일 뭔가를 고민하다가 된장찌개가 생각났다. 된장찌개도 살짝 넣어 함께 비비면 얼마나 맛있겠는가.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나물을 만들기 위해 버섯, 호박, 무를 사고 된장찌개를 위해 두부도 챙긴다. 집에 돌아와 얼른 옷을 갈아입고 비빔밥을 준비한다. 먼저 쌀을 안쳐 밥을 한다. 밥이 되는 동안 먼저 된장찌개를 끓인다. 참기름을 두르고 된장을 볶다가 냉동실의 슬라이스 고기를 넣어 함께 볶아준다. 여기에 물을 붓고는 끓여주다가 잘라둔 양파, 호박을 넣어준다. 마지막에 잘라둔 두부를 넣어 찌개를 완성한다. 찌개가 끓여지는 동안도 가만히 앉아 기다리진 않는다. 나물들을 준비한다. 호박을 잘라 볶아주고, 버섯도 잘라 볶아준다. 냉장고의 당근도 꺼내서 볶아준다. 마지막으로 무 생채를 만들게 무를 채 썰어서 갖은양념에 버무려 무 생채를 완성한다. 밥이 다 되면 모든 준비가 끝났다. 그릇에 밥을 담고는 나물들을 차례로 빙 둘러 예쁘게 얹어준다. 마지막을 계란프라이를 예쁘게 부쳐내어 얹어주면 비빔밥 완성이다.

계란만 뺀다면 비건인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고기를 넣은 된장찌개를 곁들이니 비건은 아닌 저녁상이 되어버렸다. 고추장소스에 비빔밥을 비비고, 참기름도 듬뿍 넣어준다. 고소한 향기가 기분 좋다. 비빔밥을 한 입 크게 떠먹으며 된장찌개를 곁들인다. 따뜻하고 좋다. 된장찌개를 약간 떠서 비빔밥에 넣어 두부까지 으깨며 함께 먹어진다. 비빔밥이 한결 촉촉해진다. 먹고 싶은 메뉴를 먹고 싶은 때 요리해서 먹는다. 다른 사람이 없으니 내 맘대로 메뉴를 정하고 즐길 수 있어서 좋은 혼자만의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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