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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Feb 09. 2023

순두부 된장찌개

부드럽게 훌훌 넘어가는

고기 같은 것을 넣어 진하게 만들어 낸 된장찌개가 아닌, 맑고 개운한 맛의 된장찌개가 먹고 싶은 날이었다. 냉장고에는 단단한 두부와 순두부 두 종류가 있었는데, 단단한 두부는 조금 크기가 커서, 오픈하면 분명 남을게 분명했다. 그래서 순두부를 넣어서 된장찌개를 끓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육수를 내기는 귀찮았다. 배가 고팠으니까. 한국인에게 선물 받은 코인육수를 생각해 냈다. 물을 3컵 정도 넣고는 코인육수 하나를 까서 집어넣었다. 간단하게 육수가 준비되었다. 시판된장을 꺼내서, 크게 두 스푼 푹 떠서 육수에 풀어주었다. 고춧가루도 살짝 한 스푼 넣어준다.냉장고에서 된장찌개에 넣을 채소들을 꺼내서 준비해 본다. 쥬키니, 양송이버섯, 양파 정도가 있다. 충분하다. 모두 깍둑 썩기 모양의 비슷한 크기로 잘라준다. 재료들은 크기가 일정하면 보기도 좋다. 된장찌개는 그냥 다 때려 넣고 끓여내는 편이기에, 재료들을 모두 듬뿍 된장물에 넣어버렸다. 팔팔 끓으며 먹기 좋게 약간 졸아들었을 때, 순두부를 댕강댕강 잘라서 집어넣었다. 순두부는 오래 끓여줄 필요 없으니 아주 약간만 끓여내 주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파리에서 사 온 동결건조 청양고추가 생각나서 몇 조각 넣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지만, 가끔 청양고추의 매콤함과 향이 찌개의 맛을 올려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순두부에 고기등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비건메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코인육수 재료가 뭔지 몰라서 비건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다. 아쉽다. 그래도 채식메뉴로 가보자는 생각으로, 된장찌개에 넣고 남은 쥬키니를 채 썰고 소금에 살짝 절인 후, 거기서 나온 수분을 이용해서 부침가루를 넣어 섞은 후 기름 두른 팬에 바삭하게 구워내서 호박전을 완성했다. 반죽물을 하나 만들고 김치를 섞은 후, 그대로 김치전도 만들었다. 둘 다 맛을 보니 간편하지만 맛이 좋았다.


된장찌개가 준비되니, 바로 흰쌀밥을 떠서 준비하고 된장찌개를 그릇에 담는다. 옆에 두 가지 전도 곁들여본다. 된장찌개 속 순두부가 부들부들하니 맛이 좋다. 밥 없이도 찌개가 술술 들어갔다. 많이 한 그릇 가득 떴었는데 어느새 찌개가 거의 빈 그릇이 되어가고 있었다. 찌개에 정신이 팔려 전을 미쳐 다 못 먹었다. 전도 하나씩 먹으니 좋았다. 거의 채식위주의 식사였기에 몸이 무겁지 않고 좀 가벼운 기분이 들었다. 육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가끔을 채식밥상으로 내 몸을 채우는 것도 좋겠다고 느낀 저녁 한 상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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