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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17. 2022

스물다섯 번째 시

네가 오기로 한 날

나 역시 너를 맞아 하얗게 손을 흔들었다

비록 너를 감상에 빠져 시리게 하고

온기 떠나버린 너의 양손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지만

너는 아이처럼 빛나는 웃음으로 내 가슴을 저미게 했다

우리는 서로 차가운 손을 부여잡고

추억의 단도를 던진 그들을 소복이 쌓았다

애달픈 밤이 지나가고

너는 따뜻한 마음 하나 남기지 않고

작은 발자국 여럿만 내게 내었다

네가 떠나며 밟은 모든 것들은

오히려 더 단단하고 차갑게 얼어붙겠지

차라리 흔적 없이 떠나는 비로 태어날 것을

분명 나는 여기 있는데 하염없이 네가 생각이 나

외로운 마음들이 빠르게 얼어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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