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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고 Feb 16. 2024

금요 서울둘레길 마음챙김 걷기

4회 차 후기

                                            아름다운 동행     


혼자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함께 걷는 즐거움도 있다. 함께 즐겁게 걷기 위해서 혼자 걸을 필요도 있다. 자발적 고독은 함께 잘 지내기 위한 과정이다. 고독을 통해 성찰하고, 성찰을 통해 남과 나의 벽을 허문다. 남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세상이 베푸는 큰 선물이다. 참모습을 보며 실망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부수는 과정은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라는 허상을 부수며 실상이 드러난다. 함께 걷는 일은 아름다운 동행이다. 서로를 아껴주고, 서로를 통해서 배우고, 같은 길을 걷고, 삶을 함께 살아가는 동행이다.    

 

한 분은 집안일이 있어서 중간에 먼저 귀가하셨지만, 그럼에도 동참해서 길을 이끌어주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준다. 나의 글을 읽고 함께 걷고 싶어서 나온 고마운 길동무도 있다. 나의 힘든 삶이 글에 묻어 나왔고, 그 글을 읽고 누군가가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최근에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모차르트 전집 음반을 선물해 준 길동무도 있다. 주변 사람 모두 따뜻하게 품어주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길동무도 있고,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를 밝혀주며 사진을 찍어주는 길동무도 있다. 참 아름다운 동행이다.      


약속 장소를 혼동해서 도착지점에서 다시 출발 지점으로 온 친구도 있고, 도착지점에서 거꾸로 길을 걸어서 중간에 조우한 친구도 있다. 멋진 추억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기억을 상기하며 함께 웃는 날이 올 것이다. 각자 준비해 온 간식은 정성이다. 만두가 식을까 걱정이 되어 핫 팩으로 둘러싸서 들고 온 친구도 있고,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와서 나눠주는 친구도 있다. 오렌지를 들고 와 직접 껍질을 벗겨낸 후 먹기 좋게 나눠주는 친구도 있다. 한 가지 일 하는 것을 보면 만사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일 한 가지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의 평상시 태도는 볼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정성은 결코 작은 정성이 아니다. 정성은 크기의 차이가 없다. 정성은 모두 같다. 정성을 받고 느끼는 고마운 마음도 역시 같다.      


중간에 침묵 걷기를 두 번 진행했다. 한 번은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고, 한 번은 청각에 집중하며 걸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소리 명상을 하며 침묵 걷기를 마무리했다. 뒤풀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뒤풀이에서 얘기를 하며 ‘걷고의 걷기 학교’와 ‘침묵 걷기’, ‘마음 챙김 걷기’, ‘걷기 명상’의 필요성과 개요에 대해 설명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지금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교육 자료를 준비해서 참석자들에게 설명을 할 계획이다.     

 

함께 걷는 길동무가 있어서 행복하고 고맙다. 아름다운 동행이다. 이 동행이 오랜 기간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비록 사람은 바뀌더라도 이 모임은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걷고의 걷기 학교’를 통해서 단 한 사람만이라도 삶의 편안해지고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면 충분히 고맙고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인생은 우리 모두의 인생이다. 나의 인생과 너의 인생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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