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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 Apr 21. 2024

두려움 극복하기 | 까눌레

내방역 몬탁


두려움에

맞서는 내공


회사를 다니다 보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자주 맞닥뜨린다. 일과 육아를 함께하다 보면 특히나 그렇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주감정이 두려움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두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소소한 에피소드로 한 번은 아주 중요한 보고를 앞둔 날이었는데, 그날따라 아침에 어린이집 등원이 혼이 쏙 빠지도록 힘들었다. 이대로 출근해 중요한 발표 자리에 서야 하는데 과연 발표를 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중언부언하면 어떡하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무서웠다. 뿐만 아니라 때로 직장 상사나 동료들에게 핑계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가족과의 중요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가를 써야 할 때. 최대한 솔직하면서도 상대의 납득과 공감을 얻어내야 할 때. 그럴 때 느끼는 긴장감과 두려움. 워킹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빈번히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몬탁 Montauk



몬탁은 내방역에 있는 호주식 커피로 유명한 카페 비에누아제리다. 비에누아제리는 계란, 버터, 설탕이 주재료인 페스츄리 빵을 주로 파는 곳을 말한다. 몬탁의 빵들은 계절에 따라 부재료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데니쉬 파이, 크루아상, 빵오쇼콜라, 까눌레, 쿠키들이다. 식사 메뉴로 크루아상 샌드위치와 수프도 있다.


매장에는 거친 나뭇결의(그래서 더 호주 자연주의가 떠오르는) 테이블과 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고, 정중앙의 커다란 조명 아래는 공용 테이블이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원두를 갈아내고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소리와 매장 한편에서 빵이 구워져 나오는 소리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이 손님들에게 말을 거는 소리 등으로 늘 복작거린다.



몬탁에서 여러 가지를 먹어보았는데, 첫 방문이라면 제철 과일을 토핑과 속은 커스터드 크림으로 가득 찬 대니쉬류를 추천한다. 그다음으로는 겉이 달고 바삭해 한 입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크루아상 혹은 빵오쇼콜라가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추천하는 건 까눌레다. 해외 어느 베이커리의 까눌레와 비교하더라도 뒤처지지 않을 맛이다. 이제까지 먹어본 까눌레는 늘 시럽에 절여져서 단맛만 나거나 바닥이 까맣게 타서 쓴맛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몬탁의 까눌레는 단 맛보다 바닐라 향이 더 많이 강하고, 겉은 적절히 구워져 바삭하면서도 안은 촉촉하게 쫀득한 식감을 낸다. 몬탁의 고소한 호주식 카페라테와 함께 먹으면 힐링 그 자체다. 이런 게 바로 까눌레가 가진 내공이 아닐까?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



피할 수 없다면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바다 건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워킹맘 미셸 오바마도 저서 [자기만의 빛]에서도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 역시 한평생 살면서,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로 배우자(버락 오바마)를 내조하면서 그리고 또 두 자녀를 키워내면서 수많은 두려움을 마주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런 마음속 두려움을 괴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수많은 경험을 한 그녀는 이제 그 괴물에게 쿨하게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 하정님은 [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라는 책에서 덴마크 생활공동체 스반홀름에서 농장일을 하며 그녀의 마음속 두려움 까지도 캐내고 온 이야기를 한다. 두려움에는 단순한 노동이 도움 된다는 팁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려움을 함께 이겨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 곁에서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렇다. 두려움이란 감정은 쿨하게 인사를 건네건, 어딘가에 놔두고 오건, 다른 사람과 함께 이겨내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 대상일 테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에게 '이제 안전해' '안심해도 돼'라고 다독이며 지속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웬만한 두려움 앞에서도 꿈적하지 않는 내공이 생길 거라 믿는다.


오늘도 좋은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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