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녹 Feb 25. 2024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

아니 예쁜놈한테 더 많이 준다.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 라는 속담이 있다. 미운 사람일 수록 잘해주고 나쁜 감정을 쌓지 말라는 뜻이다. 회사에서도 미운놈 떡하다 더준다는 속담이 과연 통용될 수 있을까?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안된 초년생 시절 급한 업무가 있어 다른 부서 A 매니저님에게 퇴근시간이 조금 지나 메신저가 off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설명드렸지만 방금 회사건물을 나왔다고 내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처리해 준다고 했다. 급한일이지만 담당 매니저가 퇴근했다니 어쩔수 없어서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퇴근하려고 짐을 싸는데 A 매니저한테 전화가 왔다 방금 회사에 와서 처리해두었다는 것이었다. 어안이 방벙했지만 감사하다고 전했고 해결되어 마음편히 퇴근할 수 있었다. A매니저는 내 태도가 좋아서 도와줘야 할것 같다고 했다. 


태도가 절반 이상이다.


그땐 몰랐다. 왜 A 매니저가 퇴근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부탁한 일을 퇴근길에 다시 돌아와 들어주었는지. 그 당시엔 A매니저가 회사에 얼마 없는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생활이 여러해 지나면서 왜 A매니저가 나를 도와주었는지 A 매니저가 말한 태도에 대해 점점 깨닫게 됐다.


우리 팀에 새로운 B 인턴이 들어왔다. 새로 들어온 인턴은 먼저 인사를 잘했다. 인사 강박증이 있어서 아침마다 팀원들이 출근할때마다 일어섰나 앉았다 안절부절 못했다. 그모습을 본 나는 예전에 내가 생각이 나 팀원들에게 하나하나 인사를 굳이 안해도 된다고 했다. B인턴은 아무것도 모르는 새하얀 도화지 같았지만 뭔가를 알려주면 열심히 적었다. 그래서 더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항상 업무에 대해 도와줄게 없는지 혹은 업무를 요청하면 내가 요청한것 이상을 해냈다. B인턴은 이후 정규직으로 무난하게 전환되었다. 


이후 우리팀에 C인턴이 들어왔다. C인턴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회사생활이 처음이라 긴장되서 그런거라 생각했다. C인턴은 회사에서 어디선가 먼저 마주쳐도 인사를 먼저 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인사하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C인턴은 업무를 알려주어도 뚱하게 듣기만 했다. 시키면 잘 해내긴 했지만 딱 그만큼만 했다. 그래도 나도 그 이상 더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떡하나 더주고 싶은 사람의 특징


그저 입에 발린 말을 잘하거나 아부를 잘 떠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떡하나 더 주고 싶은 태도가 좋은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첫번째는 마주칠 때마다 밝게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이다. 회사에 출근했을 때 팀원들끼리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다. 팀원들끼리라도 아침에 밝게 인사한다면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는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을 마주치지만 만나는 모르는 사람일 경우 쌩하고 지나친다. 관계가 있는 사람이거나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목례 정도는 필요하다. 특히 연차가 낮다면 가벼운 목례라도 하는 사람에게 한번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두번째는 자신의 몫보다 조금 더 하려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도 못해내고 남들이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있다. 이에 반해 자신의 일을 해내면서 플러스 알파로 더 해내는 사람이 있다. 나와 같이 일하던 내 부사수인 D는 내가 정신없어 보이면 자신이 해야할 일을 끝내고 내가 정신없어 말하는 것을 잊어버려도 내 일을 바로 도와주었다. 이러한 D에게 나 또한 D가 업무적으로 실수하더라도 최대한 내 선에서 처리하려고 했고, 내가 해줄수 있는 배려 그 이상을 해줄수 밖에 없었다. 


세번째는 성실함이다. 성실함은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지만 의외로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특히 잦은 지각을 하거나 근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다같이 야근을 했음에도 출근시간 전에 오는 사람이 있고, 지각하는 사람이 있다. 특히 집이 멀어도 지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집이 가까워도 잦은 지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근태뿐만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업무 데드라인을 혼자 가볍게 무시한채 넘겨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성실하지 않은 사람들때문에 성실한 사람이 돋보인다.



회사에선 미운놈한테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통하지 않는다. 태도가 좋은 예쁜사람에게 더 많은 떡을 주고 싶다. 나는 태도가 좋은 예쁜사람일까 아니면 미운놈일까? 태도만 좋아도 회사에서 좋은 평판을 받고 남들에게 더 많은 협력을 얻을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