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연애 중...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by 아이리스 H
굿모닝?



굿 나잇~~ 어쩌다 우리는 8개월째

연애 중이다. 쉰세대인데 말이다.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나요?

자유를 주었더니 싫다고 ...

잔소리 멈췄더니 하라고...

보고 싶다 했더니 오라고...

코 시국 봄날 한국 입국은 쉬웠지만

시국 겨울날 베트남 출국은 꽁꽁 얼었다.


12월 10일... 특별입국 승인 취소

대기 중...

1월 13일... 특별입국 승인 취소

대기 중...

1월 20일 특별입국 승인처리 중

또 대기 중...

다음 주엔 갈 수 있으려나??


비행기로 4시간이면 오고 가던 나라였다.

베트남은 지금 특별입국만 가능하고

코시국이라 여러 가지 서류가 필요했고

급한 일이 있는 사람 먼저이고

회사일로 바쁜 사람 우선이고

남편 밥해주러 가는 아내는 뒷전이다.

뭣이 중한데... 밀렸다.


게다가 여러 가지 직원과 관공서의

실수가 겹쳐졌다. 서류 중 주민번호가 하나가

틀렸다고 재승인 절차를 밟게 되었다.

덕분에 쌓았던 짐을 두세 번 풀었다.

마음의 빗장도 풀었다.

남편은 기다림이 길어지니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홧병이 생겼다.


코 시국은 2년째, 우리 가족을 이산가족

만들었다. 어찌하랴...운명인것을.,.

하늘길을 열어달라... 제발

... 코 시국이 밉상이다.

거금을 지불하고도 승인을 기다리고

대기 중에 못 가는 나라라니...

자유롭게 다녔던 날들이 그립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아프다. 시리다. 보고 싶다.

남편과 작은 아들이 있기에 가고픈 나라

한국에 큰아들과 또 잠시 헤어져야 한다.

무엇을 위해 어떤 미래를

꿈꾸며 떠나려고 하는가?

사랑이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유언이었다. 부부는 사랑하며

함께 사는 거라고...


세상에 태어나 혼자 살기 처음이다.

홀로서기를 못하는 걸까?

혼자 있는 게 얼마나 좋은데...

큰소리치며 씩씩했고 즐거웠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24시간을 온전히 혼자 쓸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싫다고?

함께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몰랐다.


밥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입국 포기도 못하고(돈을 완불했다)

내 맘대로 갈 수도 없고(대기 중)

참 난감하네.

지인들, 친구들에게 간다고 인사도 했고

키우던 테이블야자도 드림했고

간이용 텐트도 한번 사용한 것이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다.


냉장고 속도 비우는 중이었다.

그러나, 다시 채우고 있다.

답답한 시간들이 지나가고

또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오래간만에 마트에서 사재기를 했다.

먹고 싶은 것도 다 사 왔다.

스트레스 해소용 마트 털이였다.

밀푀유


밀푀유 나베

2~3인용이지만 나 혼자

맛나게 끓여서 1박 2일 동안 먹었다.

귤도, 딸기도, 바나나도 들였다.

싱싱한 생굴에 연어까지...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이런 먹거리가 그리울 그곳으로

천천히 더 놀고 가라고 한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


눈이 펑펑 내린다.

눈이 오지 않는 나라에서

5년을 살았다고 하늘에서

하얀 눈을 상으로 내려주었다.

사진을 찍는다. 동영상도 찍는다.

왜? 멀리 있는 님에게

전송하려고... 만날 수가 없으니


우리는 지금 8개월째 연애 중...


내친김에 옷을 갈아입고

바깥세상으로 나갔다. 모자를 쓰고

흰색 후드티에 흰색 롱 패딩 조끼를 입고

눈길을 걷는다. 무아지경이다. 아~~ 좋다!

걸어서 스벅에 도착했다.

넓은 창으로 눈발 날리는

광경을 보려고 갔는데.... 오잉

나 같은 손님이 너무 많다.


난 조만간 비행기 탈 몸이라 조심해야 해~~

달달한 라테 한잔과 고구마 케이크를

테이크아웃해서 다시 집으로 오는 길

흰 눈을 밟으며 미끄럽지만 행복했다.

4계절이 있어 우리나라 좋은나라.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연인아~~
보고 또 보고 또 쳐다봐도
싫지 않은 내 사랑아~~
비 내리는 여름날에
내 가슴은 우산이 되고
눈 내리는 겨울날엔
내 가슴은 불이 되리라...


자주 불러주던 남편의 노래가 생각났다.

(나훈아 사랑)이다. 나 혼자 흥얼흥얼불러본다.

너무 애틋한가?참 좋은 노랫말이다.

집으로 돌아와 고구마 케이크를

혼자 홀릭하고 라테 원샷하고 나니

우울감 그거 뭐예요? 기분이 풀렸다.

친구에게 내 사정을 수다로 풀어냈다.


언제였더라?? 까마득한 추억 하나

멋지게 스릴 맘점 연애시절

눈썰매를 타러 가서 눈밭에 굴렀다.

영화처럼 멋지게 말고 ㅠㅠ나 혼자

자크 없는 핸드백 속 물건들이 눈밭에

와르르 쏟아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눈밭에 내 물건을 다 들고 있던 남자

그때 사랑도 함께 주워온 듯하다.


그 남자와 연인이었다가 부부가 되었고

가끔 투닥투닥 의견 충돌도 있지만

서로 부딪치고 깨지고 깍여서

맨질맨질, 동글동글

어느 바닷가 모래밭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하트 모양 자갈돌이 되었다.


쉰세대 사랑은 의리다.ㅎㅎ

밥해주러 곧 가리다. ㅎㅎ


2022년 새해 첫 달

하루 한 장씩 넘기는 달력 속

나태주 님의 한마디

우리에겐 이제 사랑할 일밖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루하루 좋은말 한줄이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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