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처음엔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당혹스러움은 내 에너지를 서서히 갉아먹는 무언가로 변해갔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마치 당연한 듯 흘러가고, 내 작은 노력이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때, 나는 그저 허탈해질 뿐이었다.
그럴 때, 나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들이 정말로 고마움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그들의 마음속에 어떤 깊은 상처가 있어, 그들조차 그 상처를 볼 수 없는 것일까?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는 종종 오래된 결핍이 자리 잡고 있다. 어릴 적, 그들의 마음은 충분한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았거나, 어른이 되어 사회가 기대하는 만큼의 안정과 애정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그 결핍을 채우려 하며, 때로는 그 채워짐을 외면하고 요구만 하는 상태에 빠진다. 마치 "다오, 다오"만을 외치는 감정의 뱀파이어처럼.
그들에게는 더 많이 받아야만 자신이 '정상'이라고 느껴진다. 감사의 말조차 그들에게는 낯설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그저 말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열고, 타인의 존재를 진심으로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아가 불안정한 사람들에게는 그마저도 너무 벅차게 느껴진다. 감사는 그들에게 약점으로 비칠 수 있고,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피하거나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해가 그들의 태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고마움을 모르는 행동은 결국 관계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그들은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나는 점점 더 지쳐갔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우선, 나는 내 선을 그어야 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거절해야 했다. 내 감정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나를 지키는 일이 필요했다.
이게 처음에는 정말 쉽지 않았다는 걸 나는 잘 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하나를 깨달았다. 나는 그들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나의 몫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그렇게 끊임없이 주었을까? 혹시 나도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내 존재를 증명하려고 무리하고 있던 건 아닐까? 누군가를 도우면서 내 가치가 존재한다고 느끼려고 했던 건 아닐까?
결국, 나는 내가 주는 마음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그 누구의 결핍도 내가 채울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