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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Aug 28. 2024

내가 준 음료수, '싸구려'라며 버리는 상사

듣는 사람 힘빠지게 하는 불평불만 하는 상사 - 부정적인 화법 (2)

내가 준 음료수는 ‘싸구려’ 향과 맛이 난다며

한 모금 마시자마자 개수대에 다 버려버린 L대리님.

충격적인가요?


듣는 사람 힘빠지게 하는 불평불만 하는 상사 - 부정적인 화법 1탄에 이은 2탄이다.




내 상사 중 한명인 L대리님은 아주 특이한 화법의 소유자였다.


- 난 싸구려는 안 써
- 싸구려 커피는 안 마셔
- 싸구려 과자는 안 먹어
- 그거 너무 싸구려 맛 난다
- 이거 싸구려 향 나?
- 입맛을 고급화 시켜봐
- 오늘도 맛없는 밥이네(하지만 매번 구내식당 밥을 드셨다)
- 알잖아, 나 예민해서 아무거나 못 먹고 못 쓰는 거(물론 몸이 약하긴 하셨다)


그의 어록을 이렇게 모아 보니...

흡사 '싸구려'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싸구려'를 죽도록 미워해서 결국 머릿속에 <싸구려>밖에 안 떠오르는 ...

종국엔 누구보다도 싸구려를 사랑하게 된 사람 같다..


각설하고.

1탄에 이어서 2탄 역시

대리님의 <듣는 사람 힘빠지게 하는 말>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을 모아봤다.


번호는 시간 순이다(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답변을 볼 수 있다).



1.  "오늘 밥 맛없다"

-> 이전 회차 1편에 있습니다.


2.  "싸구려는 취급 안 해"

입사 극초반 무조건적 동의

1) 헉 ㅠㅠ 그런가요


입사 중반 반대 의견 제시

2) 앗... 저는 이거 괜찮던데

3) 엥 너무해요


입사 후반 대놓고 내 의견 말하기

4) 이걸 쓰는 사람들 or 제 취향을 존중해주세요ㅠ

5) 다양성을 존중해주세요!

6) 그럼 드시지 마세요..

-> 점점 단호하게 변화하는 답변을 보실 수 있습니다(신입사원인 나 나름대로).





L대리님은 자기 자랑을 많이 하셨었다.

집안이 어쨌고, 자기가 어디로 유학을 갔고 등등…

하지만 나 역시 유학을 다녀왔고, 우리집이 더 좋아서(아님 말고다) 부러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실제로 나보다 훨씬 더 잘난 집에서 자랐다 해도..

그를 부러워해야 하는 의무도 없으므로.


아무튼… 그래서 L대리님은

’난 너희들 것과는(? 달라‘ 라는 식으로

뽐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러니 상대방이 부러워하든 말든…

그저 본인 뽐내기만 하면 되는!

뽐내기의 달인이셨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이런 언행이 다 타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입사 후반(입사 대략 9개월 차 때쯤),

회사로 탄산음료를 한 박스 주문했던 적이 있다.


뭐 시켰냐는 물음에

한 캔 드릴까요?

물었다.


곧장 받아 드셨지만…

”싸구려 맛이네“ 라는 말과 함께

“내 취향 아닌데 버려도 돼?” 를 시전하셨고

결국 개수대 속으로

내 음료는 사라졌다. (^^)


대리님 말대로 별로 비싸지 않으니..

그러려니 했다~


1년을 함께 사수-부사수로 지내다 보니

이젠 그의 이런 언행이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다.

물론 아닐 때도 있지만…


그러나 L대리님은 사수로서 굉장히 많은 걸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이정도는 괜찮다.


진짜 찐은 … 새로 입사한 팀장급 리더였다.

그가 최악이었지…


말도 없이 내 아이디어 쓰고,

물어봐도 아무말 없던 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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