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 힘빠지게 하는 불평불만 하는 상사 - 부정적인 화법 (2)
내가 준 음료수는 ‘싸구려’ 향과 맛이 난다며
한 모금 마시자마자 개수대에 다 버려버린 L대리님.
듣는 사람 힘빠지게 하는 불평불만 하는 상사 - 부정적인 화법 1탄에 이은 2탄이다.
내 상사 중 한명인 L대리님은 아주 특이한 화법의 소유자였다.
- 난 싸구려는 안 써
- 싸구려 커피는 안 마셔
- 싸구려 과자는 안 먹어
- 그거 너무 싸구려 맛 난다
- 이거 싸구려 향 나?
- 입맛을 고급화 시켜봐
- 오늘도 맛없는 밥이네(하지만 매번 구내식당 밥을 드셨다)
- 알잖아, 나 예민해서 아무거나 못 먹고 못 쓰는 거(물론 몸이 약하긴 하셨다)
그의 어록을 이렇게 모아 보니...
흡사 '싸구려'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싸구려'를 죽도록 미워해서 결국 머릿속에 <싸구려>밖에 안 떠오르는 ...
종국엔 누구보다도 싸구려를 사랑하게 된 사람 같다..
각설하고.
1탄에 이어서 2탄 역시
번호는 시간 순이다(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답변을 볼 수 있다).
-> 이전 회차 1편에 있습니다.
입사 극초반 무조건적 동의
1) 헉 ㅠㅠ 그런가요
입사 중반 반대 의견 제시
2) 앗... 저는 이거 괜찮던데
3) 엥 너무해요
입사 후반 대놓고 내 의견 말하기
4) 이걸 쓰는 사람들 or 제 취향을 존중해주세요ㅠ
5) 다양성을 존중해주세요!
6) 그럼 드시지 마세요..
-> 점점 단호하게 변화하는 답변을 보실 수 있습니다(신입사원인 나 나름대로).
집안이 어쨌고, 자기가 어디로 유학을 갔고 등등…
하지만 나 역시 유학을 다녀왔고, 우리집이 더 좋아서(아님 말고다) 부러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실제로 나보다 훨씬 더 잘난 집에서 자랐다 해도..
그를 부러워해야 하는 의무도 없으므로.
아무튼… 그래서 L대리님은
뽐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러니 상대방이 부러워하든 말든…
그저 본인 뽐내기만 하면 되는!
뽐내기의 달인이셨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이런 언행이 다 타당화되는 건 아니지만…
입사 후반(입사 대략 9개월 차 때쯤),
회사로 탄산음료를 한 박스 주문했던 적이 있다.
뭐 시켰냐는 물음에
한 캔 드릴까요?
물었다.
곧장 받아 드셨지만…
”싸구려 맛이네“ 라는 말과 함께
“내 취향 아닌데 버려도 돼?” 를 시전하셨고
대리님 말대로 별로 비싸지 않으니..
그러려니 했다~
1년을 함께 사수-부사수로 지내다 보니
이젠 그의 이런 언행이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다.
물론 아닐 때도 있지만…
그러나 L대리님은 사수로서 굉장히 많은 걸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이정도는 괜찮다.
진짜 찐은 … 새로 입사한 팀장급 리더였다.
그가 최악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