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멈춘 조직의 분위기는
회사의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는 건
언제쯤 느껴질까?
나는 그 시점을 ‘사람들이 조용히, 그러나 연달아 떠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정 시기에, 유사한 연차대의 인재들이 비슷한 이유로 회사를 나간다면
그건 단순한 퇴사율 이상의 메시지일 확률이 높다.
내가 있던 이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로
코로나 시기에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개발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했고,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사업 확장보다는 기존 자산 유지와 조직 정비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무리한 확장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으니.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공통점 있었다.
바로,
참신한 시도를 하던 30대 초중반의 핵심 실무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 것.
혹은 본사나 다른 부서로 옮기는 일이 많아졌다.
그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새로운 기획을 시도하고, 효율을 고민하며, 변화를 제안하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회사는 변화보다는 안정, 확장보다는 유지를 선택하고 있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이유도,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점점 사라졌다.
내가 겪은 것도 비슷했다.
인력 운영과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효율성을 위함) 대안을 제시해도 이런 반응이 돌아왔다.
“이미 잘 해오던 방식이 있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실제로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다만 그렇게 해서 지금과 똑같은 상태만 계속 유지된다면,
그 방식과 맞지 않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회사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직원이 동시에 이탈하는 흐름, 특히나 젊고 핵심적인 인력이 빠르게 이탈하는 현상은
조직의 장기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회사에 남는 것, 나가는 것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회사가 어떤 방향을 가고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