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괴담, 왜 중요할까? (2)
이 회사에는 가끔, 아니 종종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지저분하게 퇴사했네. 그래도 Y씨보다는 낫지.>
대체 Y씨가 누군데?
Y씨가 맡았던 업무 중에는 분기마다 한 번씩 처리해야 하는 복지 관련 작업이 있었다.
그는 퇴사 전 해당 업무를 누구에게도 정확히 인계하지 않았다.
예정된 시기가 되었고, "이 업무 담당 누구지?"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할 수 없었다. 우리 모두 그 업무에 대해 전달 받은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장 유사한 업무를 하던 내가 그걸 맡게 됐고,
결국 퇴사한 Y씨에게 연락하여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연락을 받아주지 않았다.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내도 반응은 없었고, 답장이 오기까지 수일이 걸렸다.
그에게서 겨우 받은 답장은...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하시면 돼요~ 모르겠으면 다른 팀 직원분한테 물으세요.”
이럴수가... 문제는,
나는 그 업무를 ‘평소처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당연하다. 내 업무가 아니었고, 나를 제외하고도 우리 팀 중 누구도 할 줄 모르는 업무였다).
업무 히스토리도 정리돼 있지 않았고, 참고할 기록도 없었다.
결국 나는 다른 팀의 직원을 찾아가 업무 흐름을 물어야 했다(이것 또한 매우 눈치 보이는 상황).
그분은 2-3년 전 업무를 하다가 퇴사자 A씨에게 넘겼고, A씨는 Y씨에게 넘기고 퇴사한 것이다.
사실 내가 힘들었던 건 ‘일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일을 책임지고 해야 한다는 상황이었다.
퇴사한 사람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위에서는 “기한 안에 반드시 처리하라”고 하고,
현업에서는 “언제 지급되냐”는 문의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나에게 새롭게 주어진 업무이니 책임지고 끝내야 하는 압박감이 꽤나 컸다.
그 후에도 팀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고,
업무 히스토리를 물을 때면 여전히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 작업, 누가 맡았었죠?”
“Y씨요.”
“아… 그렇군요.”
그의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상황이 이해되는 분위기.
이건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가 돌아봐야 할 일이었다.
아름답게 퇴사하는 일.
단 몇 줄의 문서가 다음 사람, 그리고 팀에게는 큰 차이를 안겨준다.
우리는 결국 서로에게 일을 남기고 떠나는 존재다.
그 일을 어떻게 넘겨줄 것인가,
그게 그 사람의 마지막 인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