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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Aug 26. 2024

밥 먹듯이 퇴사하는 사람들

고인물 파티, 회사에 망조가 들었다.

회사에 망조(!)가 든 건

언제쯤 다들 직감할까?


바로 사람들이 우르르 퇴사할 때다.


이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로 코로나 때 크게 부흥하여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많은 개발자를 채용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며 다시 사업 사이즈를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업 출시를 중지하고, 기존에 펼쳐놓은 사업과 기술로만 회사운영을 이어가도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원을 줄이고 큰 사업을 강행하지 않으면 몇 년 내 흑자로 곧 전환될 예정인 것이다.


그러니 이 회사 입장에서는 적자인 올해, 잉여 인원을 가장 많이 줄여(권고사직 등) 인건비를 아끼는 것이 이득이다.


그러니 … 무조건 퇴사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곧장 ’이 회사 망했다!‘라고 판단한 건 아니란 뜻이다.




단순 퇴사율이 높아진 게 문제가 아니라,

젊고 유능한 직원들의 퇴사가 많아지고 있는 게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나 장기근무했던 젊은 30대 초반 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거나, 또는 본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젊은 핵심 임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이 회사는 점점 더 고인물만 남겠구나 싶었다.


보통 세련된 마케팅과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회사들을 보면 주로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30 직원들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젊은 사람의 젊은 뇌가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이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새로운 사업을 출시하지 않는 회사 입장에서는-


더이상 젊은 피가 그렇게까지 간절하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며,


이는 회사가 고인물 파티가 되어도 기존 사업 유지만 잘하면 되니 기존 방법에서 변화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젊은 세대의

새로운 아이디어?

필요없다.


어린 직원이 제시하는 회사의 새로운 방향성?

새롭게 변화할 필요가 없으니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굳이? 싶은 거다.)


어떤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도

‘그것도 좋죠, 하지만 이미 잘 해오던 것도 있고… 굳이 새롭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인력관리, 직원운영이 주 업무인 나는

직원 관리를 할 때 불필요/비효율적인 듯한 프로세스 대신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할 때가 있는데, 이 역시 팀장급에서 막혀버린다.


”이미 잘 해오던 게 있는데…“


바꾸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실장님 선에서 컷당할 것 같다는 게 큰 이유다(실장이 결국 문제인 건가!).

(그리고 만약 내가 낸 아이디어가 좋을 때는? 말도 없이 몰래 써버린다. 이것에 대한 자세한 에피소드는 다음에 쓰겠다.)



결국,

기존 현 상황만 유지하면 되니-


젊은 직원인 나는 나갈 수밖에..


변화하지 않는 회사.


물론 이 회사는 망하나? 망하나? 싶겠지만 결국 망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버티던 나만 망하겠지…

그저 매번 같은 일만 반복하고 발전없이 또 반복, 반복만 하는 기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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