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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Sep 10. 2024

대리님, 인사팀 10년차에 이해가 안되면 공부를 하세요

멍청한 척하며 꼽주는 팀원 (2)

사람이 말을 할 때

도대체가 어딜 보는 건지 모르겠는 X대리.


내가 그의 질문에 답했을 때,

X대리는 내가 한 말을 정말 한 번에 이해했을까?


그냥... 정말 눈과 눈동자만 맹했던 거고 머리는 맹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내가 대답하면 X대리는...


"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또는

"흠.. 저는 이해가 안되는데요? 이거 왜 이렇게 해요?"

라고 반문을 한다.


그러면 나는 또

"이건 ~를 위해서 진행됐던 거고, ~를 ~게 해왔어요. 이거 이러이렇게 하시면 돼요."


라고 내 업무도 아닌 것을 설명하기 위해

내 시간을 그에게 빼줬다.

(심지어 아까 초반에 했던 말을 반복한다.)


그렇다면 이걸로 끝일까?

아니, 절대.


그는 언제나, 단언컨대 100퍼센트의 확률로,

내가 말했을 때 한 번에 알아들은 적이 없고 무조건 또 묻는다.


“근데.. 이건 왜요?”

“아니 나는 이해가 안되네..!”


그의 이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아, 내 설명이 미흡했군. 회사 시스템을 잘 모르니까 더 상세히 설명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3-4개월정도 지난 시점, 여전히 그런 반문을 하는 그의 태도에 깨달았다.


그는

<내 설명이 미흡하고 내가 바보같이 얘기해서>

못 알아들은 게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내 설명에만 저런 반문을 하는 패턴을 확인했다.


즉,

그는 나에게 연차와 나이로 갑질을 하는 것이었다.


큰소리로 “설명이 이해 안되는데요?”라고 말하는건

내 설명이 잘못됐다며 티나게 ’꼽주는‘ 것이다.


똑같은 얘기를 해도 내가 아니라 본인과 비슷한 직급의 다른 대리님이 설명을 해주면 그제서야

(물론 설명이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아~ 아, 이해했어요."라고 답한다.


그래, 혹시나 해서, 정말 내가 잘못 설명한 거라 치겠다.


그러면

“이해가 안되는데요?“

라고 싸가지 없이 말할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돼서 그런데 한 번만 더 설명해줄래요?”

라고 상대방에게 요청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뜸

“나 이해 안되는데?”

라는 말을 할 게 아니라.


그리고 정말 이해가 안된다면

나에게 여러번 되묻기 전에

어째서 여러번 설명해도 자기자신은 이해가 안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10년차에 이해가 안된다면

야근을 해서라도 나머지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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