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척하며 꼽주는 팀원 (2)
사람이 말을 할 때
도대체가 어딜 보는 건지 모르겠는 X대리.
내가 그의 질문에 답했을 때,
X대리는 내가 한 말을 정말 한 번에 이해했을까?
내가 대답하면 X대리는...
"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또는
"흠.. 저는 이해가 안되는데요? 이거 왜 이렇게 해요?"
라고 반문을 한다.
그러면 나는 또
"이건 ~를 위해서 진행됐던 거고, ~를 ~게 해왔어요. 이거 이러이렇게 하시면 돼요."
라고 내 업무도 아닌 것을 설명하기 위해
내 시간을 그에게 빼줬다.
(심지어 아까 초반에 했던 말을 반복한다.)
그는 언제나, 단언컨대 100퍼센트의 확률로,
내가 말했을 때 한 번에 알아들은 적이 없고 무조건 또 묻는다.
“근데.. 이건 왜요?”
“아니 나는 이해가 안되네..!”
그의 이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아, 내 설명이 미흡했군. 회사 시스템을 잘 모르니까 더 상세히 설명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3-4개월정도 지난 시점, 여전히 그런 반문을 하는 그의 태도에 깨달았다.
그는
못 알아들은 게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내 설명에만 저런 반문을 하는 패턴을 확인했다.
즉,
큰소리로 “설명이 이해 안되는데요?”라고 말하는건
내 설명이 잘못됐다며 티나게 ’꼽주는‘ 것이다.
똑같은 얘기를 해도 내가 아니라 본인과 비슷한 직급의 다른 대리님이 설명을 해주면 그제서야
(물론 설명이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그래, 혹시나 해서, 정말 내가 잘못 설명한 거라 치겠다.
그러면
“이해가 안되는데요?“
라고 싸가지 없이 말할 게 아니라,
“이해가 안 돼서 그런데 한 번만 더 설명해줄래요?”
라고 상대방에게 요청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뜸
“나 이해 안되는데?”
라는 말을 할 게 아니라.
그리고 정말 이해가 안된다면
나에게 여러번 되묻기 전에
어째서 여러번 설명해도 자기자신은 이해가 안되는지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