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흔히 우리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건 때로는 건강을 잃어본 후에야 가능해진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아직 그 소중함을 잃기 전, 건강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지난해의 건강검진 결과가 도착하던 날, 아내와 나는 각자 결과를 보고 잠시 망설였다. 겉으로는 괜찮다며 태연한 척했지만, 그 안에 적힌 몇 줄의 글이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자기야, 괜찮지? 어차피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했으니까 큰일은 없을 거야."
아내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지난해 위염 진단을 받은 후, 식사에 신경을 쓰느라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결과를 확인했다. 결과지를 따라 내려가던 눈이 ‘이상 없음’이라는 글자를 발견한 순간, 가슴속 묵직한 걱정이 스르르 풀리는 듯했다. 몇 해 전 발견된 용종을 꾸준히 추적 관리해 온 결과, 더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는 진단이었다.
"자기야, 다행이야. 나는 괜찮대. 용종도 더 이상 자라지 않아 이상 없다네. 물론 앞으로도 경과는 계속 봐야 하겠지만..." 나는 결과에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정말? 잘 됐다! 나도 위염이 조금 나아졌대. 식사조절을 꾸준히 해야 된다고 했어."
아내는 나보다 더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날 밤, 우리는 함께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단순했다. 적당히 먹고, 꾸준히 운동하고, 잘 쉬는 것. 하지만 그 단순한 일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제였다.
아내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 올해는 더 건강하게 살자. 큰 목표를 세우기보단, 하루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야."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의 말처럼, 건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길 때 가장 쉽게 잃는 것이었다. 아프고 난 후에야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받은 이번 건강검진 결과는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었다.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단순한 정보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내가 삶의 소중함을 더 깊이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고, 나와 아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결국 건강은, 우리가 살아가며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주는 바탕이다. 건강이 없다면 꿈도, 사랑도, 그 어떤 소중한 것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더 건강해지기로 다짐했다.
건강은 삶의 가장 큰 선물이다. 그것은 잃기 전까지는 소중함을 모르지만, 돌보고 지켜야만 지속된다. 건강을 지키는 일은 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나를 사랑해 주는 이들을 위한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