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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대학원 2학년 1학기 준비

통역의 꽃, 동시통역의 첫 시작

by 언디 UnD Mar 03. 2025

이번 겨울 방학에는 짧게 발리 여행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스터디로 가득찬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데 실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지만 체감은 거북이 걸음처럼 느릿느릿하다. 반면, 날이 갈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만 흐르는 것 같다.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등록금 납부와 수강신청을 완료하고나니 개강이 코앞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지난 학기 성적이 좋아서 혹시하고 아주 조금 기대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다. 너무도 오랜만에 노력에 대한 성취를 인정받았고, 또 금전적으로 보상 받은 기분. SNS에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장학금 받은 걸 축하하는 동시에 원래 수업료를 보고 놀라시더라. (^^..) 이 브런치북의 제목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공부는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하지 않으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할 수 없는 나이다.


 새로운 시간표로 수강신청도 올클리어했다. 이전 2학기 동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반과 들어야할 강의가 자동으로 배정되지 않고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참여해야 하는 조건이라, 나 포함 학우들이 수강신청을 앞두고 꽤 긴장했었다. 다행히 이번학기는 토요일 수업도 없고, 공강도 하루 있다.

벌써 3학기 째라니!

또 한 가지 새로운 점이 있다.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2학년 1학기부터는 동시통역에 입문하게 된다. 지금까지 연사가 4-5분간 발언하고 그 내용을 노트테이킹한 뒤 통역을 이어가는 방식인 순차통역을 위주로 훈련해왔었다. 이제는 귀와 뇌를 두 개로 나누어 동시에 작동시켜야 하는 고난이도 통역을 배우게 되는 거다. 방학때 스터디를 통해 조금 연습해보긴 했지만, 난이도가 워낙 높기도 하고 아직 방법론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터라 만만치가 않았다. (이게 정말 인간이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활동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졸업 시험에서 동시통역까지 합격하게 되면 '통번역사'라고 불릴 수 있는 기본 자격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이미 1년을 겪어봤다보니 예측못할 상황은 거의 없지만, 또 어지간히 알고 있기에 개강 직전 주간에는 긴장감이 몰려온다. 안들리는 텍스트를 얼마나 잘 들어야 할까, 얼마나 잘 기록해야 할까, 얼마나 잘 뱉어야 할까. 난 잘 할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을까. 이 모든 과정은 매일 매일 연습해도 매번 새롭게 생경하다. 학기를 앞두고 휴직 상황과 관련해서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마음이 드는 또 다른 사건도 있었다. 아직 글로 남기기엔 너무나 ing의 사건이라 상술하긴 어렵지만.. 내가 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계속해 나가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시간들도 지나가고 있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그런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은 내 손안에 있어서 더 노력해야하는 일이 있고, 어떤 것들은 내 손밖에 있어서 마음을 비워야 하는 일들도 있다. 이따금씩 풀썩거리는 파도가 몰려와도 바다 속에 잠잠히 유영하는 시간이 되길 진정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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