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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 Nov 11. 2024

안녕! 소다

1. 프롤로그  



<프롤로그>      

엄마와 헤어지고 나서 미술관에 갔다. 

남편이 이빨이 몽땅 썩어버릴 것 같은 독한 말을 내뱉었을 때, 

헤어져야겠다고 다짐하고 미술관에 갔다. 

열일곱 살이 된 딸이 술 먹고 걸려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을 때, 

아무도 모르게 미술관에 갔다. 

나이 마흔아홉, 나는 꿈을 꾸기도 포기도 못한 채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헤어져야만 했던 모든 순간, 

나는 미술관에 갔다.      

헤어진 날은, 어김없이 <푹>하고 해가 졌고 

다음날에는 황홀할 정도로 붉은 해가 다시 떠올랐다.      

우리 동네에는 <소다미술관>이 있다. 

<소다미술관>이 10주년이 되었다. 10주년 기념 전시를 보고 왔다. 

내가 다녀왔던 미술관 이야기를  하나하나 천천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고 채워지는 모든 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게 사라졌다. 

-charles baudelaire

보들레르의 시구가 쓰여있다. 

자연은 살아있는 성전이라....

나는 너무 멀리 왔다. 나무도 땅도 물도 없는 콘크리트 집에서 깨끗한 신발을 신고 왔다. 

나는 오래전부터 귀가 멀었다. 

그들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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