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by 내이름은 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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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꿈에

원래도 꿈을 잘 꾸는 편인데, 이후로 아이의 꿈을 많이 꾸게 되었다.

항상 정확히 기억은 나진 않지만, 주로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우리에게 말을 걸거나, 일상을 함께 하는 꿈을 꾸곤 한다.

꿈 속에서 우리는 아이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같이 무언가를 하고, 일상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어머, 이렇게 잘 지낼 수 있구나, 아 너무 좋다 라는 마음을 가지고 즐거워하게 되더라.

하지만 그러고 잠에서 깨면 한동안은 뭐가 진짜인지 헤매게 된다.

이내 고요한 집안을 둘러보고, 간밤에 아이가 우리가 자고 있는 동안 무언가를 해서 먹은 흔적을 보면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날은 하루 내내 꿈에서 느꼈던 감정에 취해 지내게 된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아이에 대한 감정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단순히 양자감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다자감정이다.

어느 날은 너무너무 미웠다가도 어느 날은 저러고 있는 내새끼가 너무 딱하다.

특히 아이 꿈을 꾼 날은 딱한 마음이 너무 크게 다가와 뭐라도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 이토록 나라는 엄마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다.


요 며칠이 그렇다.

방 안에 계속 혼자있는 아이가 안쓰럽고 딱해서 뭐라도 해주고 싶고, 혼자 저러고 있는 아이의 심정은 어떨지 생각한다.

엉망인 방도 걱정이 되고, 정말 미친 척하고 들어가서 꼭 안아주며 엄마가 미안했노라고,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밉고 원망스럽다가도 안쓰러운 내 딸,

꿈에서처럼 다시 언젠가 돌아올 날을 기약없이 기다린다.


어미된 입장에서 그냥 기다려야 한다고, 모두가 말하고 우리도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꿈에서 다시 돌아온 아이를 기다리며 그렇게 하루를 또 보낸다.

내일 또, 아이의 방문 앞에서 다시 말을 걸어봐야 겠지.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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