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육아용품 사념: 흔들리는 불편함
분류: 영아용 이동식 침대
핵심기능: 좁은 공간에 아기를 뉘여 재울 수 있다
리안드림콧 아기침대는 대여를 했다. 살면서 한번도 사보지 않은 카테고리의 제품을 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번 알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모든 일이 그렇듯 첫 시작이 어렵다. 그 세계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니까. 조리원에서 돌아오는 날을 시뮬레이션하며 가장 먼저 구매한 건 아기 침대였다. 아기를 어딘가에는 눕혀야 하는데 그 작은 아기를 어른 침대에 눕힐 수는 없지 않은가. 브랜드는 리안드림콧 말고도 다른 많은 것들이 있는데 그냥 많이 쓰는 것을 큰 고민 없이 골랐다.
리안드림콧 아기침대는 작은 바구니 같은 것에 바퀴가 달려있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이미지컷을 보면 주로 조금 높은 어른의 침대 옆에 붙여놓고 쓰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아기 방의 구조를 잡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보고 들였다. 지금도 계속해서 아기 방의 가구 배치와 쓰임새는 계속 달라지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동식 아기 침대는 거쳐가야 하는 지점인 것 같기도 하다.
리안드림콧 아기침대를 쓰면서 만족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아기를 침대에 넣어 놓고 살살 밀면서 재우기도 하고 청소를 할 때 아기 침대를 거실로 빼놓고 청소를 하는 등의 장점은 있었다. 하지만 이 침대는 움직이는 침대이고 가벼운 프레임이다보니 당연히 침대가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는데 흔들리는 불편함을 겪으니 그 문구가 이제는 와닿는다. 침대가 흔들리는 건 조금 번거롭다. 아기를 안고 넣을 때도 조심해서 올려놓아야 하고 침대에 기대 아기를 돌볼 수 없어서 체중을 온전히 나 자신에게만 실어야 한다. 이제는 움직이지 않는 특튼한 원목 침대를 들여놓고 보니 그동안 스스로 불편한 상황에 놓여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아기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징검다리는 필수적이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