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것을 취하고 나는 네 것을 취한다.
내가 먹던 커피, 음료, 물잔을 자연스레 네가 가져가고 자연스레 그것을 먹는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이번엔 자기 것을 내어준다.
이거 먹어봐.
네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내 것에 굳이 손대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아마도 네가 나를 ‘내 사람’ 울타리 안으로 들인 그 시점 이후로 (무슨 기준으로 내가 그 울타리 안에 안착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너는 자연스레 내 것을 취했다. 물론 나는 자연스레 너와 나의 경계가 무너지는 그 순간이 좋았다. 나도 아무렇지 않게 네 것을 취했다.
먹어봐도 돼?
다 먹어도 돼.
나는 친밀감에 약하다. 그래서 나는 친밀감을 기반으로 한 이런 사소한 행동에 약하다.
그리고 이 순간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