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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Aug 29. 2020

익숙한 일상과 악수하기

2020.8.29.토


일주일 만에 다시  내 집, 내 방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무더위가 나를 반긴다.

가방 정리, 방청소를 속성으로 끝냈다. 세탁기 돌리고 쌀국수로 점심. 쌀국수는 올여름 나의 최애 먹거리가 되었다. 간편하고, 싸다.

하루 세 번 상을 차리는 나는 남편의 상을 보고 나면 밥 생각이 저만치 달아나버린다. 그래서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는 모양이다. 하루 두 끼 먹는 끼니를 건너뛸 순 없어서 그때 요긴하게 먹는 쌀국수다.



쌀국수로 3시의 늦은 점심을 먹는데 후두둑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화단의 꽃들이 좋아하겠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 열무가 제법 자랐다. 그 옆의 배추는 장날 모종을 사서 심었단다.

가을이 깊어지고 서리가 내리면 저 배추를 밥상 위에 올릴텐데 그때쯤이면 정말 '익숙한 일상'과 악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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