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한 봉지
가슴을 가로지르는 뼈 하나에 마음은 촛농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가는 청춘의 꺾인 어깨
허공에 흩어지는 괜찮다 다 괜찮다던 아들의 말
무너지는 마음 앞세우고 시장에 가니
에라 모르겠다 길게 누운 생선들
씻고 맵시내어 꽃단장 마친 채소들
머뭇머뭇 몸 비비며 모여있는 햇사과
비릿한 입덧 기억 더듬으며 다가선 좌판
투명 비닐 봉지에 갇혀있는 젊음
세상자리 찾지 못한 나의 살점들
목울대 넘어오는 뜨거움에 기어이 사든
청춘 한 봉지
*** 지난해 초여름에 사진을 찍으면서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출구가 없는 우리들의 아들딸의 모습을 여기서 보았습니다.
성실하고 반듯한 제 아들도 이년 남짓 만에 첫 직장을 떠나야했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생애 두 번째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이마에 흘린 땀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 그래도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살아가라고 말해야 하겠지요?
그럼 노동의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은 청춘들에게는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음 속의 이 뜨거움의 이름은 분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