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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Oct 29. 2020

걷는 인간 4 -철길숲

2020.10.2.목

약속이 있는데 두 시간 일찍 나왔다. 며칠동안 브런치에서 걷기에 대한 글을 찾아 읽었다. 뭔가 강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나는 정말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인간이다. 친구들은 TV를 보면서 나물도 다듬고 마늘도 깐다고 하는데 나는 TV보면 거기에만 집중해야지 다른 일은 안한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데 이나마 몸을 유지하는 건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음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태극기를 무슨 부적인양 취급하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
<아무튼, 3시>글을 쓰고부터 시계가 반갑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찍는다


일주일에 오 일 이상, 하루 한 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던지 걷기를 할 것!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밑줄 좌악 그어두었다.

또 한가지, 커피믹스 끊을 것 .

이것은 친정엄마와의  추억 때문에 정말 힘 든다. 예순의 연세에 돌아가신 친정엄마는 우리 집에 오시면 나랑 커피를 마시는 걸 그렇게나 좋아하셨다. 1.2.3법칙이다. 커피, 프림, 설탕 순이다. 나는 엄마 그건 커피 아니고 설탕물이야, 놀려먹곤 했는데 어느새 나도 입에 착 감기는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 커피를 끊은지 사흘째다. 장하다!


한 시간 쯤 걸었으니 다시 열심히 걸어서 원위치로 가야한다. 사람을 만나는데 운동복 차림이 좀 민망하긴 하지만 시침 뚝 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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