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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Nov 02. 2020

인간아, 인간아!

2020.11.2.월


뭐가 이리 바쁜지. 느리고 고요하게 살고 싶은 건 그저 희망사항인가.
어제 문상 갔다가 밤늦게 집에 왔다. 잠을 놓쳐 밤새 뒤척이다 새벽에 잠깐 일어났다가 다시 잤다.



비몽사몽 점심 약속에 나가 아침 겸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었다.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는데 친구가 남편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2시25분인데 3시까지 집으로 와서 컴퓨터 워드 작업을 해달란다고 한다.
'인간아, 인간아, 왜 그리 사나!'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나도 그리 사는 걸?(그저께 자전거 픽업 사건).
친구가 내 눈치를 봤지만 나도 '이하동문'이라고 위로해 주었다.
부리나케 모임 파하고 나는 집에 들렀다가 다시 나왔다. 세탁소, 농협, 우체국, 문구점, 마트를 거쳐 집으로 가는 길.
그래도 한 시간 걸으려고 둔치에 차를 대고 <아무튼, 3시> 쓰는 중.



시조 공부도, 운동도 짜투리 시간 밖에 활용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니 기특하다고 우긴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석양이 아름답다. 아마 내가 그 무렵을 지나고 있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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