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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Nov 29. 2020

회복탄력성을 회복하는 시간

2020.11.29.일

습관이 참 무섭다. 점심 먹고 책을 읽다가 살짝 졸았는데 세 시 무렵에 눈이 떠졌다. 요즘에는 따로 세 시 알람을  하지 않는다.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더니 또다른 편안함이 있다. 안정감이다.  우리 집은 주택이니 바닥이 다른 누구의 천장이 될 일은 없다. 자기 전 어느 시조시인의 <바닥에 대한 단상>을 읽었다.


팔 베고 누우면

천장이 바닥이 되고

우르르 무너진 하늘 별빛도 숨었는가


 이런 구절이 있다. 옥탑방의 비애를 그린 시다.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동시다발로 생겨나니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될 참이다.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힘겨운 겨울이 될 듯하다.


한 달여 전부터 살짝 금이 간 마음이 회복이 되지 않아 고전 중이다. 회복탄력성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자부했었는데 이것도 나이 드니 예전 같지가 않다. 회복탄력성을 회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즈음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초겨울 오후가 느리고 고요하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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