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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ul 12. 2020

열려라, 참깨!

2020.7.12.일


며칠동안 손을 놓고 있던 시조를 들여다보고 있다.

오랫동안 산문을 써왔고 수필로 등단을 했지만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다.

바로 사진이다.

몇 해 전 시조에 입문한 것도 사실은 내가 찍은 사진을 한 줄로 표현해보고 싶어서였다.

학창시절 시는 어려워서 시집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무슨 조홧속인지  신춘문예로 시조시인이 되었다.

시조는 45자 이내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운율을 살려 표현해내야 한다.

별생각 없이 발을 들여놓았지만 군더더기를 싫어하고 사설을 길게 늘어놓은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시조가 의외로 재미있었다.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초가 부실한 표가 났다.

시는 이미지로 승부하는 것인데 산문 출신인 나는 줄곧 진술 쪽으로 기울어진다.

특단의 조치로 책상 앞에 앉으면 언제나 볼 수 있도록, 잊어버리지 않도록, 뼛속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주문처럼 써서 붙여놓았다.

열려라, 참깨!
열려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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