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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ul 14. 2020

옥수수 하모니카

2020.7.14.화


이웃에서 옥수수 한 자루를 주었다. 나도 반은 지인에게 나눠주고 반은 삶았다.

웬만한 요리는 해내는 편인데 자신 없는 것 중 하나가 옥수수 삶기다.


어린시절 방학이면 사촌들과 외가에 몰려가곤 했다. 마음씨 좋은 외숙모는 여름 한 달, 겨울 한 달을 우리들을 건사해주셨다.

지금도 생각나는 건 여름이면 옥수수, 겨울이면 닭죽이다.


그 시절로부터 참으로 멀리 왔다.

옥수수 껍질을 벗기는데 예감도 없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

우리 부모님도 외삼촌, 외숙모도 다 먼곳으로 주소지를 옮기셨다.

그 빈자리에 내가 옮겨앉고 내 자리엔 우리 아이들이, 또 아이들의 아이들이 새로 와서 자랄 터이다.


그나저나 내게는 너무 어려운, 옥수수 삶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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