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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사는 까만별 Oct 27. 2023

억새




바람을 실은 너는

눈부신 비늘처럼 반짝이게 속삭였다.

봄보다 더 찬란한 계절이 도래했다고


소리를 피워내는 넌

이슬을 태양에 반사하며

같은 언어로 춤을 추었다


봄의 꽃을 잊게 하는 갈색의 향기

타오르는 낙엽의 색에도

인공의 향수는 지지 않는데


어린싹을 틔우느라 말라가는

낙엽의 피부들은

어째서 하류 마냥 밀려가는가.


포르르 날아오르는 바람에도

외롭지 않고

한 줄기 빛에도

부족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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