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 위로 작은 형광등알 두 개 박혀 있다.
탁상 위로 내 그림자 둘 나란히 선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그림자는 따로 놀고 뭉치기를 반복한다.
둘이 뭉치면 더욱 짙어지고 둘로 나뉘면 옅어진다.
뭉치면 괴물이 되고 나뉘면 익숙한 내가 둘.
아차 뭉쳤다.
겨울 잔가지처럼 꿈틀대는 손가락.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2
올해도 감나무는 팔뚝을 잘려 나갔다
어깨에서 자란 손가락이 더듬거리며 팔뚝을 찾는다
잔가지들 분류처럼 삐죽거리고
빌어먹을 이파리가 무성하리라
이파리는 잘린 팔뚝을 가리기 위함이니
올여름도 어지럽겠구나
팔뚝이 얼마나 남았나
겨울은 얼마나 남았나
새들은 뭐라 말하고 멀어가는데
내 지난날 메마른 얼굴들
좀 먹힌 그늘은 한낮에도 코를 곤다
감나무야
소나무야
눈 덮이니 하나같구나
잔가지 작은 나무 되고
잔가지 작은 나무 되고
뿌리는 까맣게
까맣게 뿌리는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