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로 전해지는 사랑
어제 함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의 카톡 메시지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확인해 보니 집주소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었는데 얼마 전 내가 먼저 작가님의 주소를 알아내었기에 그러셨던 것 같다. 평소 필사하던 옥스포스 노트를 너무 좋아해서 여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나누려고 택배를 보냈다.
막상 택배를 보내려고 하니 노트가 몇 권 안 되어서 더 보내드리려고 문구점에 가보니 내가 쓰던 노트는 이미 단종되어서 문구점에도 재고가 없었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노트를 모두 보내드렸다. 문구덕후의 성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기에 나름 뿌듯했다.
나야 그 노트 말고도 다른 제품들도 많이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 작가님은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시기 때문에 노트를 사러 가시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택배를 보내드린 것이다. <인사이트 나이트> 행사에서 한 번 뵙기는 했지만 주로 글로 만났기에 선 듯 주소를 알려주기 힘드셨겠지만 작가님께서는 나의 순수한 의도를 믿어주셨다.
커다란 박스에 노트만 넣으니 너무 부족해 보여 아침 식사용으로 시리얼과, 간식, 휴지 등을 넣어 가득 채우고 나니 내 마음이 더 풍요로워졌다. 작가님의 입장에서는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 바쁜 하루를 보내시기에 긴급한 상황이 생긴다면 필요하실 수도 있는 것을 생각해서 골랐고, 상자에 넣었다.
다행히도 작가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셨고, 다음에 무엇이 또 필요하실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작가님께서 보답으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옥수스를 보내주셨다. 초당옥수수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옥수수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3개나 먹을 정도로 가을 옥수수는 최상의 맛이다.
여름 태양의 뜨거운 기운과 작가님의 사랑이 가득한 가을 옥수수를 먹으니 글로 만난 인연의 소중함을 느낀다. 알알이 채워진 옥수수 알갱이처럼 매일 쓰이는 나의 글쓰기와 작가님의 글쓰기로 채워지는 <글루틴>이라는 소중한 공간은 나를 풍요롭게 만든다.
가을 옥수수처럼 부드러운 최상의 맛처럼 글루틴 속에 있는 나와 작가님의 글쓰기는 서로의 인생을 부드럽고 최상의 순간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함께 하기에 더욱 의미 있는 글루틴으로 만난 인연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작가님의 택배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