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존재하는 생각들

오늘의 너에게 #10

by Illy

11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기랑 시간을 보내왔다.


일단 입원 등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 할 일이 없어 감사함이 크다.

그리고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거지만 나 자신에게 수고가 많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내 말을 조금씩 알아듣는 것 같다.


'주세요' 하며 손을 내밀면 자기가 손에 쥐고 있던 걸 주고(주기 싫으면 웃으면서 그냥 넘어가려 한다), '엄마 화장실 갔다 올게'하면 뛰어 와서 내 다리를 잡는다(아주 곤란하다).



아기가 내 피부를 핡켜 '그렇게 하면 아파요'라고 말하면 슬픈 표정을 지어 자신의 볼을 두드리고(하지만 또 한다), 아기가 좋아하는 책에 나오는 대사를 말하면 그 책을 찾아오기도 한다(하루에 몇 번씩이나 읽은 책이다).



그런 성장이 기쁘고 즐거우면서도 마음속 어딘가는 잠깐 기다려를 외치고 있다.



옷이 작아져 서랍에서 꺼내 박스에 정리하고.

매일 앉았던 바운서를 안 쓰게 돼서 치우게 되고.

많을 때는 하루에 6번 이상도 먹었던 분유를 이제는 하루에 한 번만 먹고 있다.



너무나 빨라서 내가 못 따라간다.



그러면서도 너무 지쳐서 빨리 잘 시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모순이라기보다는 그냥 이중으로 존재해도 되는 생각들인 것 같다.



내일은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되면서도 가능하면 오래 자고 싶은.

그런 밤이다.



오늘의 너에게

굳이 엄마 따라오지 않아도 거실에서 주방이 보이는 건 알고 있는 거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