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북촌나들이는 즐겁다. 관람객들도 붐비고 있었다. 화창한 날씨는 우리의 몸에 좋은 호르몬을 나오게 한다. 매체를 브런치로 옮기고 자유기고가에서 작가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원래 좀 그런 기질이 있었는데, 작가 타이틀을 얻고부터 더 사람들을 관찰한다. 특히 접하는 사람들은 상인들이다. 북촌을 맘껏 돌아다니다 인사동에서 두 명의 상인을 만났다. 한 명의 상인은 장사를 한지 꽤 오래돼 보이는 중년의 단발머리 여인이었다. 수제신발을 싸게 파는 매장이라 혹시 보물 찾기처럼 숨어있는 질 좋은 물건이 있을까 기대하고 들어갔다. 매대에 벨벳 갈색슈즈가 놓여있었다. 사이즈가 맞을까 신어보려는데, 다가와 재촉하는 중년의 상인. 그녀는 반말로 다소 거칠게 이야기했다 요지는 가죽인데 양말을 신고 신으면 어쩌냐는 것이었다. 물건은 발에 좀 작았다. 그녀의 태도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물건마저 모양만 그럴듯하고 기본사이즈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 불량한 신발과 상인. 구매욕도 잃고, 다른 곳에 들어가 보았다. 내가 인사동을 가면 자주 들르는 액세서리가게였다 은제품이 많은데 많은 액세서리를 접했지만, 이곳 물건은 잘 고르면 실망하는 법이 없었다. 연두안경을 쓴 주인아주머니는 차분했다. 나는 그녀에게 카카오스토리나 카톡프사에 물건을 골라 올리라고 권유했다. 마음에 흐뭇한 핑크진주목걸이를 제법 괜찮은 가격에 샀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내가 물건의 가격을 깎는 것도 받아들였다. 그녀는 장사에 큰 욕심을 부리는 거 같지는 않았다. 다만 질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고, 손님을 불쾌 하게 하지 않는 기본을 지킬 뿐이었다. 기본을 지키는 것. 오늘 그녀에게서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