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8. 토
이번 주는 빨간 날도 껴 있고 해서 은근슬쩍 대박을 기대해 보았으나,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샌드위치 연휴를 생각보다 알차게 즐긴다는 데이터만 수집하게 되었다. 요즘 딱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이기도 해서인지 다들 여행이라도 가신 모양. (부럽다....ㅜ)
오늘은 12시 오픈을 했고, 개시는 13시 05분. 세시 넘어서까지 골목이 조용했고, 특히나 오늘은 플로팅 앞 쌀국숫집이 문을 닫아 더욱 한적한 골목의 풍경이 이어졌다. 그래도 오후를 넘어서며 흐렸던 하늘이 화창해졌고, 잠시의 한가함을 틈타 한 달치 주문을 대거 넣기도 했다. 첫 달에는 거의 매주 주문을 넣었는데, 이제 재고를 넉넉하게 확보하는 식으로 웬만하면 한 달 단위의 주문을 넣고 있다. 월 단위로 주문을 넣으면 카드값 관리가 간편해지고, 주문에 들어가는 시간을 다른 쪽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물건이 들어올 때면 나도 덩달아 설레고, 새로운 물건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는 일은 장사를 하며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장사와 사업은 뭐가 다른 걸까.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수준의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장사, 내가 빠져도 시스템이 알아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을 사업이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 또한 궁극적으로는 장사보다 사업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는 일은 오감을 곁들인 매우 다양한 데이터를 남긴다.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 앞에서 멈춰 서는지, 어떤 물건들이 구매로까지 이어지는지, 어떤 물건 앞에서 어떤 대화들을 나누는지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컴퓨터 앞에 앉아 숫자만 보며 일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먼 훗날, 내가 장사꾼에서 사업가로 발전하는 날이 오더라도, 현장의 가치를 결코 잊지 말아야지 다짐해 본다.
아무튼 느지막한 오후부터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고, 이번 달 중에서는 최고 매출을 달성하였다. 오늘은 약속이 있는 관계로 7시 마감. 기분 좋게 퇴근할 수 있음에 감사! 내일은 11시 오픈을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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