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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Mar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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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가 미래를 지배할 것인가?

J를 진단한 소아과 전문의 닥터 크리스가 내린 첫 번째 처방은 언어 및 작업 치료를 계속하면서 사회성 향상을 위해 데이케어(어린이집)에 다닐 것과 두 번째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가능성을 진단하기에 앞서 다른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한 염색체핵형(Chromosome Karyotype) 검사 및 취약X증후군(Fragile X syndrome, FXS) 검사를 처방했다. 하지만 소아과 전문의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두 가지 검사를 받지는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못 받을 것 같다.) 느리고 아무런 소식도 없는 것에 불만스러웠지만 캐나다 보건시스템에서는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내가 일하던 기관이 바로 이런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빠른 방법도 존재하지 않았다. 캐나다 의료 서비스의 투명성 측면에서는 아주 우수한 경험이었지만 하루빨리 검사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료 소비자 측면에서는 아주 불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FXS는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적 증후군이며 FXS로 진단된 아이의 절반에 가까운 경우에서 자폐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이것은 ASD의 특징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으로 이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병은 다양할 수 있고 그 원인도 역시 다양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다면, 자폐증세를 보이는 것이 ASD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FXS 때문인 것인지 알 수 있게 되어 보다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FXS는 아버지로부터 딸로 유전되어 세대를 여러 번 거칠 경우 발병하며 유전 횟수가 증가하면 그 정도도 심해진다. 또한 전형적인 성염색체 열성 유전방식을 따르지는 않지만 한 쌍의 X 염색체를 보유한 여자에 비해 남자는 단일 X 염색체만 보유하기 때문에 왜 자폐성 장애아의 성비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4:1의 비율로 나타나는 현상을 잘 설명해주는 이론으로 볼 수 있다.


사실 FXS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남자에게서는 4,000~9,000명당 1명꼴로, 여자에게서는 6,000~8,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정신지체 환자에서 남자 중 5.9%, 여자 중 0.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이상, 불임, 기억 손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취약X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인 FMR1(X mental retardation 1)은 X 염색체에 존재한다. 이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들보다 증상이 더 많이 발생하고 심각한 결과가 얻어진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성들은 2개의 X 염색체로 하나의 FMR1이 결손되더라도 다른 쪽에 정상적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2]


또한 재미있는 공통점으로 X라는 글자가 사용되고 있는데, X는 성염색체이기도 하지만 모른다는 것을 뜻하는 대표적인 글자이면서, 영화 'X-Men'에서도 사용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X-맨에는 여러 종류의 많은 돌연변이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자폐증이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유병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인류가 새로운 신세대(편의상 X라고 하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영화에서는 X-맨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려는 세력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상 세계와 전면전을 불사하려는 X-맨들도 등장한다. 누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인가? 정답은 살아남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돌연변이를 비롯하여 진화의 초기에는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변이와 진화가 시도되고 결국에는 그 환경에 부합하는 돌연변이를 가진 개체들만  살아남게 된다. 만약 미래의 환경이 자폐증을 요구하는 환경이라면, 이 자폐 돌연변이는 생존에 유리한 순기능을 작용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돌연변이를 지닌 개체들은 도태될 것이다. 어쨌든 최근 보이는 자폐증 장애아들의 폭발적인 증가는 인간 유전자 풀에 강한 진화압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자폐증에서 나타나는 일부 긍정적인 증상인 뛰어난 순간 기억력, 관계로 인한 상처를 거의 받지 않음, 편견을 갖지 않음, 수학과 컴퓨터에 있어 지능적이고 천재적인 기술을 보임, 정직함, 감정적이 아닌 논리적인 결정력,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는 능력 등은 향후 사람보다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미래 세계에서 살아남는데 더 유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스카이넷 혹은 매트릭스를 지배하는 AI와 맞설 수 있는 능력은 자폐아들에게서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FXS 외에도 ASD가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가 있다. 2012년에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ASD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상관관계를 밝힌 바 있다. 이 발견은 네이처지에 게재된 독립적인 3개 팀의 논문을 통해 발표되었다. 아직 ASD 유전자를 발견한 것은 아니고 어떤 유전자 돌연변이가 직접 ASD를 유발하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ASD 발현에 기여한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 과학자들은 정상적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ASD 아동에서 신생(de novo) 돌연변이를 찾았다. 신생 돌연변이는 출산 전에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돌연변이로 부모의 유전인자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만약 ASD에서 이 돌연변이 유전자가 공통으로 나타나고 정상적인 경우에는 돌연변이를 찾을 수 없다면, 이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자폐증과 관련되어 있다고 간접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3]


어쨌든, 새로운 세계는 돌연변이들이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1. https://en.wikipedia.org/wiki/Fragile_X_syndrome

2.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01/150116134731.htm

3. http://www.zdnet.com/article/gene-mutations-linked-to-au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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