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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Mar 19. 2024

불면증 즉방 특효법

20240319


"엄마 잠이 안 와요."

"오늘 푸름이가 많이 흥분하더니 잠이 잘 안 오는구나."

"응! 동물원에서 본 판다가 정말 귀여웠어요. 기린은 진짜 목이 길어서 놀랬어요. 코끼리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집에서는 못 기를 거 같아요. 게다가 냄새도 나서 코끼리는 우웩!"

"계속 동물원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오나 보네."

"원숭이 똥꼬가 정말 빨개서 피나는 줄 알았어요. 진짜 피나는 건 아니겠죠?"

"저런, 걱정했구나."

"피나면 피똥 쌀 거 아녜요. 하암~"

"푸름이 하품하네. 눈 감고 자볼까?"

"네."

"자장자장 우리 아가~"

"엄마 눈 감으니까 자꾸 새들이 날아다녀요."

"우리 푸름이가 졸린데 못 자니까 힘들겠다."

"엄마, 엄마는 잠이 안 오면 어떻게 해요?"

"자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졸릴 때까지 기다리는데, 자야 하면 기도를 해."

"엄마 나 안 자면 안 돼요?"

"엄마가 생각할 때는 자야 하는 상황이니까 엄마랑 같이 기도해 보자."


ps. 잠이 안 올 때 마음속으로 묵주기도를 하면 한단을 하기 전에 잠이 든다. 막상 아이가 잠을 못 잘 때는 저렇게 다정한 엄마이기보다는 빨리 자라고 재촉하며 짜증 내는 엄마라 미안하다.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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