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가 '화이트 셔츠'를 사랑하는 이유

by minimal jean
내가 가장 사랑하는 브룩스 브라더스 화이트 셔츠 ♥





화이트 셔츠는
어떻게 가장 좋아하는 옷이 되었을까?





'화이트 셔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옷이 되었다. 분명 예전의 나는 화이트 셔츠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화이트 셔츠를 입고 음식을 먹으면 뭐를 묻힐까봐 신경쓰였고, 어디에 앉으면 혹여나 검은 무언가에 오염될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셔츠를 빨면 깔끔하게 다리는 것도 참으로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 모든 게 다 괜찮아졌다. 그리고 화이트 셔츠는 내가 가장 잘 입는 옷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다 미니멀라이프 덕분이다. 미니멀라이프를 통해 나는 '물건'을 올바르게 대하는 법에 대해 알게 되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의 조슈아 필즈 밀번이 말했듯이 '우리는 사람을 사랑해야 하고,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반대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이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기며, 관상용으로 모셔두기만 했던, 즉 '내가 사용하지 않고 사랑하기만 했던' 옷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옷들이 정리되었을 때, 화이트 셔츠가 내 눈에 띄었다.



옷장 정리를 할 때 화이트 셔츠는 분명 나에게 정리의 대상이었다. 그 동안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화이트 셔츠를 입지 않고 모셔만 두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우기가 너무 아까웠다. 화이트 셔츠는 기본 중의 기본 아이템이기 때문에 격식을 차려야 하는 특별한 날이나 일상 생활을 하는 평범한 날이나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러한 이유로 이 셔츠를 사긴 했었다. 그 동안 별로 입어주지는 못했지만 ㅋㅋ) 그래서 이 셔츠는 버리지 않고 의식적으로라도 자주 입어보기로 결정했다.





헤어나올 수 없는
화이트 셔츠의 매력





그렇게 몇 번 입기 시작했는데, 나는 서서히 화이트 셔츠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일단 확실히 포멀해보이고 싶을 때 캐주얼해보이고 싶을 때 모두 입을 수 있어서 활용도가 매우 좋았다. 포멀룩을 입고 싶으면 블랙 슬랙스나 블랙 스커트와 매치하면 되고, 캐주얼룩을 입고 싶으면 데님 진이나 컬러가 있는 스커트와 매치하면 된다. 그리고 화이트 셔츠로 여러 코디를 해보니 어떤 하의와도 매치가 잘 돼서, 매일 아침 옷 고를 때 너무 편했다. TPO(시간, 장소, 상황)와 어떤 하의에도 구애받지 않는, 이토록 활용도가 좋은 옷이라니! 활용도가 좋은 옷을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들을 위한 궁극의 옷(?)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화이트 셔츠를 포기할 수 없었고, 즐겨 입게 되었다.



물론 화이트 셔츠의 장점은 더 있다. 화이트 셔츠를 입으면, 얼굴이 밝아 보이고 사람이 단정해 보인다. 사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패션의 본질을 아주 잘 수행하고 있는 옷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나는 화이트 셔츠가 유통기한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질이 좋은 하얀 옷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래지고 색이 바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화이트 셔츠를 최대한 많이 입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내가 입지 않아도 수명이 다하는 옷이라면, 꾸준히 입어주는 것이 그 물건을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활용도가 좋고 단정해 보이며 유통기한 때문에 일부러라도 자주 입어야만 하는 옷으로써 화이트 셔츠를 좋아하게 되었다.





화이트 셔츠의 단점은
어떻게 커버했을까?






그렇다면, 이전에 내가 느끼던 화이트 셔츠의 단점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흠... 생각보다 별 것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화이트 셔츠에 무언가 묻으면, 화장실로 가서 물과 비누로 셔츠에 묻은 자국을 깨끗이 씻어내 쉽게 지울 수 있었다. 심지어 셔츠에 고추장이나 김치국물이 뭍었어도 비누와 물만 있다면 말끔히 지울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을 갈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물티슈나 물로 문질러도 어느 정도는 지워졌다. 몇 번 그런 상황을 겪다 보니 무언가 묻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게 되었고, 더욱 편하게 화이트 셔츠를 입게 되었다. 그러면 다림질은? 다림질은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내가 이 셔츠를 입음으로써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비하면 아주 작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소유한 물건을 아껴주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림질을 하고 있다.



화이트 셔츠. 맥시멀리스트였던 과거의 나에게는 장롱템였지만, 미니멀리스트였던 지금의 나에게는 궁극의 미니멀라이프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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