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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Aug 30. 2018

선풍기

가을이 오고 너를 지운다

너의 고갯짓은 바람을 일으켰다

때로는 미지근히

때때로 따뜻하게


너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대로 뜨거워진 플라스틱을 쓰다듬었다

고마워 고생했어 이제 푹 쉬어


네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무동력의 너를 창고로 옮겼다

이듬해 여름이면 다시 보겠지

안녕이라 말하고 문을 닫았다


숨이 차고 가을이 왔다

너를 찾아 문 앞에 선다

이제서야 네게 묻는다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

끝까지 말이 없던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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