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테이노스(Skoteinós, 어두운 사람)의 외출
기차를 탔다. 오랜만이었다.
대학교를 다닐 즈음, 열차에는 카페 칸이 있었다.
도시락이나 음료를 살 수 있는, 창밖을 정면으로 보며 도란도란 앉아서 갈 수 있는 4호 차였다.
다시 탄 열차 카페 칸 안에는 판매 공간도 코인노래방도 없었다.
다만 사람들이 앉아서 갈 수 있는 자리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
스코테이노스(Skoteinós, 어두운 사람)는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다.
그는 같은 풍경에 두 번의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빠르게 지나간 풍경은, 이미 같은 추억이 아니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다다르는 목적지까지 십여 분이 남았다.
영원히 반복되는, 타오르다가 꺼지는 불같은 인생의 서막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