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갈 때 내적인 모습으로 가장 많이 보는 면은 바로 담백한 삶을 추구하는 가에 있다. 내가 추구하는 모습이자 이루기 너무나도 힘든 모습이어서 생기는 존경심이다. 또한 힘든 상황들 속에서도 가볍고 긍정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도 한다.
담백한 삶은 단순하고 차분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상태로 만족스러운 일상을 지속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 속에 퍼져있는 여러 변수들에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살아가며 선택의 순간이 연속되기에 선택을 할 때 고려하는 변수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거나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말 신경 써야 하는 변수에만 의존하고 나머지는 독립 관계로 두겠다는 것이다.
그럼 정말 신경 써야 하는 변수와 그렇지 않은 변수를 나눠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결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세상 속에서 선택이 반복될 때 나 스스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선택 후 복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충분한 복기가 끝난 후에는 복기를 하지 않고도 이미 변수 설정이 끝났기에 간결한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변수를 설정할 시에는 모든 변수가 쌍으로 존재한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밝음이 존재하는 순간 어둠이 존재하듯이 가치판단에서 하나의 가치만 신경 쓰면 되는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변수에 의존한다는 뜻은 두 개의 변수 사이에서의 균형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결국 귀속되는 큰 가치가 있다면 작은 가치가 아닌 큰 가치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간결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가치들을 펼쳐놓게 되면 결국 각 가치들에서 균형을 찾을 때마다 비슷한 생각 과정을 똑같이 겪어내야 하기에 머리만 아프고 실속이 없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선택을 요하는 순간 가장 중요한 포괄적 가치의 쌍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태도가 곧 담백한 삶으로 나아가는데 핵심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험한 바, 대부분의 가치 판단의 핵심에는 개인적인 나와 사회적인 나 사이의 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존재와 쓰임 사이의 균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세상에 떨어져 마음껏 자유롭게 여행하듯이 세상을 탐방하며 내가 살아있음을 만끽하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존재에 집중하는 삶이 있는가 한편,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세상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단련하고 발전해 나가는 삶이 있다. 다르게 말하면,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어 이 세상 속에서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의미가 있기를 바라지만 이 세상에 어떠한 누구도 없으면 존재성이 사라지기에 이 세상은 사회적으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두 개 사이의 간극이 끝없이 모든 일상에서 영향을 주며 이 영향이 모든 변수들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 내부에서도 적용된다. 다르게 말하면 사회를 의식하는 개인과 개인을 의식하는 개인 사이의 충돌이다. 이 충돌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롭게 하는데, 그 이유는 그 두 충돌은 사랑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어 하는 나의 전제도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지만,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싶어 하는 나의 전제도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상충하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삼각관계가 순환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이 이상한 끝나지 않는 고리는 내가 사라지지 않는 한 끊어지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나를 감싸고 있는 나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마저 사랑으로 품는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예 내 몸 안에 두 개의 자아가 있다고 상정한 후에 그 두 자아 사이에 균형을 맞춰주는 세 번째 자아를 심어놓는 것이다.
이렇게 3가지의 자아를 내 안에 간직한 채 무게 추를 조정하며 하루하루 지내는 삶이 담백한 삶이라고 꿈꾸고 있다. 이미 개인과 사회 사이의 균형이 너무나도 핵심적이라 경험적으로는 다른 변수들도 결국 다 이 변수에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즉, 담백한 삶이란, 감싸주는 나와 발전해 나가는 나를 모두 품어주는데 집중하는 단순한 삶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