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생긴 일
아이의 모습이 나와 황급히 카메라를 켰다.
태어나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인형극을 보며 울먹이며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모습.
그리고 적응 후, 공연을 꽤나 즐기며 '우와~'하며 연신 감탄하는 모습.
2022년 3월. 18개월이 된 내 아이는 어린이집에 처음으로 가기 시작했다.
나는 2주 동안 함께 교실에 있으며 적응기를 도왔으며 당시 두 달 가까이 울었다.
어린이집에 가는 차량에서 잠을 자다가, 점점 노란색 건물이 가까워지면 '으앙~' 하고 카시트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3월이 그렇게 추운 날씨였나. 4시간 동안 바이러스와 싸우던 아이는 중이염이 한 달 동안 지속 되었다. 등원, 병원 거부 모두 심했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는 밤새 잠을 설쳤다.
'아.. 괜히 보냈나?'
[어린이집 중간퇴소][어린이집 입학취소] 등을 검색해서 나오는 블로그와 카페 글을 하루에 몇 번이나 읽었는지... 가정 보육의 장점만 찾아보기도 하고, '중간퇴소 하면 모든지 힘들면 포기하는 아이가 된다.'는 극단적인 문구를 보고 좌절하기도 했다. 나도 함께 흔들리고 있었던 것.
남편이 말했다. "우리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자."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봐야지."라고...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에 공감하지 않는 듯 보여서 매우 섭섭했지만, 정말 무덤덤한 그의 모습에 나도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그리고 재원생 OT날, 원장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저희를 믿고 끝까지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응이 가장 힘든 아이였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어린이집 생활을 즐기는 아이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등원거부는 단 한 번도 없었고, 어린이집 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덕분에 나는 다시 일할 수 있었고 하원 후엔 아주 에너지틱한 엄마 모드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만약 중간퇴소를 했다면 솔직히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월말생이라 상담 후, 혼합반으로 시작하기로 하였고 지금은 같은 반이었던 친구 1명과 8명의 새 친구들, 2명의 새로운 선생님과 함께 하고 있다.
또다시 아이의 적응기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잘 해낼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다.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