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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Oct 30. 2022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있을 뿐

세상엔 정말 많은 종류의 사람이 살고, 그만큼 각자의 생각도 다르다. 평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어도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또 다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나와 다른 것인지, 나도 그도 틀린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너는 생각하는 게 왜 그러냐'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될 일이다. 


굳이 그의 생각을 바꾸려 할 필요 없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로 인해 내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테니까.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픽사베이


얼마 전 옆 단지에서 장이 열렸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요량으로 떡볶이를 사러 가는 길이었다. 두 사람이 스쳐서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이었는데 반대쪽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있는 한 할머니가 오고 계셨다. 오가는 길은 좁고, 할머니의 강아지는 목줄이 꽤 길게 돼 있었다. 그 좁은 길에서 서로 스칠 수밖에 없기에 "죄송한데 제가 강아지를 무서워해서요..."라며 목줄을 줄여주거나 강아지가 내 쪽으로 오는 것을 막아주길 요청했다. 할머니에게서 돌아온 답은 "에그~ 바보!"였다. 


몹시 당황스러웠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게 바보라는 평가를 받을 일인가!




4~5살 때의 일이었을 것이다. 동네에 어슬렁 거리던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 강아지가 무서웠던 나는 집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안다. 강아지가 있을 때 함부로 뛰면 안 된다는 것을. 갑작스레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고, 한 동안 (내가 볼 땐) 강아지 이빨 자국이 나 있는 다리로 생활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 날 이후로 강아지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생겼다. 가야 할 길에 강아지가 있으면 수고스럽더라도 다른 길로 돌아가고, 아무리 작고 귀여운 강아지라 해도 나를 보고 짖거나 다가오려 하면 심장이 터질 듯 겁이 난다. 


그 날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나는 강아지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지 못해 내 팔뚝만한 강아지 앞에서도 식은땀을 흘린다. 그런데, 그게. 누군가에게 바보라는 손가락질을 당할 일은 아니지 않나. 강아지에 대한 내 공포에 억울함까지 더해져 강아지와 견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갖게 됐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픽사베이


다른 사람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는 망나니가 아닌 이상 누구에게도 나와 다름을 비하할 자격은 없다. 내가 그와 다른 것처럼 그 역시 나와 다르다. 서로 다른 것일 뿐이지 누구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와 다르다고 함부로 하지 말자. 건방지게 함부로 비하하지 말자.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마음으로 살자. '아~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며 이해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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