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고 싶지 않지만, 혼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헛된 사랑을 좇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혼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다. 누구보다도 사랑을 갈망하더라도 끝내 마주한 것은 자신 뿐일 수 있다. 항상 나를 지지해 줄 사람을 바라지만, 그런 사람은 없다. 이해와 지지에 닿을 순 있지만, 인간적인 한계는 분명하다. 사랑하는 사람도 결국 나와 다른 타인이다 보니 그로부터 내가 원하는 모든 이해를 얻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사람은 타인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도 결국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불안한 존재가 가득한 불완전한 사회에서 그 누구도 온전히 구원받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인생은 길다. 내면의 불안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눈앞에 장막을 펼치고 그 안에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감내하며 살아가기에는, 세월이 흐를수록 기력도 떨어지고 마음도 약해진다. 그리고 부정함을 억누른 만큼 절망도 깊어져 어느 시점에 갑자기 헤어 나오기 힘든 깊은 우울감에 허덕이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고 아는 게 많아질수록 도리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협소해지기 쉬우니, 고립된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길고 긴 삶 내내 자신과 힘겨운 씨름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사랑에 몰입할 필요가 있다. 지금 주저하는 것은 시도하지 않아도 만족하는 부분이 있거나, 과중한 외면에 익숙해져 다시 한번 외면하려는 것일 수 있는데, 이 아슬아슬한 상태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자신도 알 것이다. 결국, 사람은 혼자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깊은 신뢰를 주고받으며 각자가 바라보는 사랑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을 경험할 때 혼자 만족할 수 있는 삶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빈 땅을 홀로 걷는 것과 비록 완전히 만족하진 않더라도 내가 꿈꾸던 풍경이 일부 칠해진 길을 걷는 것은 분명 다르다. 모두가 혼자라도 다 같은 혼자는 아니다. 그래서 끝내 혼자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잠시나마 함께 걷는 짧은 여정을 바라는 것이 보편적인 가치에 조금 더 다가서는 길이 아닐까 한다.
2024년 02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