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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희 Dec 27. 2020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들 #4 와이맨

성장하는 DNA와 컬처에 대하여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들 시리즈 네 번째 글입니다. :)


고백하자면 100명 이내의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경험한 내용이어서 많은 팀에 맞지 않을 수도,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5년 차 튜터링, 현시점에서 정리해두려 했던 이유는 우리 팀에 오래 남기고 싶어서입니다. 연말 연초 변화의 갈증을 느끼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들어가며, 성장하는 DNA는 따로 있다.

첫째, 동기가 풀가동된 셀프 스타터

둘째, 전문가를 넘어서 오지라퍼 

셋째, 러닝 커브가 가파른 학습 기계

넷째, 통찰력 넘치는 Why맨 (본글)

다섯째, 오뚝이형 개척자


Photo by Rob Schreckhise on Unsplash



통찰력이 넘치는 WHY맨 되기.


‘고민의 깊이가 성장의 높이다. 즉 더 깊이 고민할수록 더 높이 점프한다.’

어설픈 이미지 표현이지만.. 뭔가 이런 느낌?


결국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은 문제 해결의 과정이더라


문제에 대한 해석의 깊이가 문제 해결 과정의 효율성, 비용, 그리고 장기 파급효과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항상 어떤 현상을 해석할 때 피상적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문제의 본질, 즉 Why에 대해 더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해결할지, How를 바로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모든 일에 대해 Why를 먼저 고민한다는 것은 무척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도 있다. 당장 시급한 안건이 많고 실행만으로도 벅찬 시간이 아닌가. 하지만, 당신이 일으키는 또는 당신의 팀에서 일어나는, 또는 당신의 제품과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반복적인 패턴을 갖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 결국, Why에 대해 본질적으로 깊이 연구할수록 정답에 가까운 설루션을 헤쳐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Why를 탐구하는 역량은 어디에서 올까, 나는 이것 또한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훈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Why를 생각하는 훈련을 위해 1년에 한 번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우선순위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한 훈련은 가장 고난도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계속되곤 했는데, 예를 들면 새로운 서비스가 론칭된 후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개발 팀원들이 모두 모여 모든 VOC(Voice of Customer)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왜 그런 이유가 나왔는지를 모든 화면을 함께 보며 논의하였다. 


예를 들면, 튜터링 서비스의 환불 사유 1위는 ‘시간이 없어서'이다. 시간이 없는 바쁜 사람들을 위한 가장 편리한 접근성의 서비스인데도 사유 1위가 시간이 없어서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틈날 때 30초 만에 해외에 있는 튜터들과 소통이 가능한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 시간이 없다는 표현 이면에는 많은 감정을 함축하고 있다. 아마 회화라는 것이 동영상 감상보다 굉장히 액티브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기에, 귀찮음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력은 늘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가 귀찮은 약한 동기인 것이다. 또한 내가 수업에 임할 수 있는 그 짧은 타이밍에 TV나 게임 등 다른 곳에 시간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객들은 궁극적으로 내가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긴장 없이 고정된 영어 습관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전 침대 위 라던가, 퇴근 후 소파에서 등의 장소를 많이 언급하곤 한다. 그리고 학습을 연속성 있게 하기 위한 알람과 학습 통계 등을 지속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미션과 비전에 대해 Why를 고민하기도 하지만, 더 작게는 이런 세부적인 사항까지도 Why를 통한 문제 해결의 구조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왜 이화면에서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예를 들면 왜 콘텐츠를 보면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려 하지는 않는 걸까, 왜 이 캠페인에서 이탈되는 것일까 등 Why를 파고드는 문제는 끝도 없이 도출되었다. 그렇게 의견을 나누고 나면 모두가 고객의 생각에 대해 깊이 파고들게 되었다. 

그렇게 장기간의 논의 이후 제안된 개선된 사용 경험과 시스템은 확실히 고객 만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유저의 숨결까지 이해할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 거예요.' 


나는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해왔다. 

소비자에 대한 이해에서 피상적인 행동 탐구가 아닌, 무의식 중 어떤 본능이 도대체 왜 그 행동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 사업과 성장은 의외로 쉬워진다고 보았다. 사업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들의 프로필에 따라 세분화시켜서 분류하고 그룹핑하는 통찰력이다. 각각의 세분화된 니즈를 잘게 나누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더 더 쪼개고 쪼개고.. 원자가 될 때까지 쪼개 본다. 원자가 보일 때, 그 유저의 본능을 느낀다. 

기본적으로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무언가를 계속 기획하고 제공해야 한다.

지금 우리 서비스를 쓰고 있는 그 고객의 그 순간, 그 숨결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 순간, 그 머릿속 상상을 훔쳐낼 수 만 있다면 무슨 일을 하던 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의 Why를 찾아서..

가치관과 원칙을 내 일에 적용하는 방법


비전과 나만의 미션, 그리고 내가 세운 가치관을 동료 또는 내가 하는 일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특히 직장 내에 리더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팀의 경우 코어 밸류 워크숍(Core Value Workshop)이라는 주제로 비전을 다시 한번 리마인드 하기도 하고, 매년 각 팀별로 미션을 업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진다. 

하루를 이 일에 할애하는 것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해내는 것이기에, 팀과 나 스스로를 다시  내재적인 동기부여를 올리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최상위였다. 

미션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완성되는데 팀원들이 함께 고심해서 작성하곤 했다.   


    Who we are. ‘우리는 누구인가'  

    Mission. ‘우리의 미션은 무엇인가'   

    Must to do.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Need to do. ‘우리가 할 필요가 있는 일은 무엇인가'  

    Want to do. ‘우리가 해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Long-term goal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Short-term goal ‘단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이 내용에 대해 리더를 중심으로 작성되는데, 중요한 것은 모든 팀원의 의견과 공감이 담겨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팀의 아이덴티티와 방향성을 정립한 이후에는 일의 우선순위 원칙에 대해 정리한다. 이 방법은 IT스타트업에만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어떤 산업계이건 어떤 일이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일의 우선순위와 원칙이다. 


일의 우선순위와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올라가고 서로의 의사결정에 대해 갈등과 오해를 낳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동기부여가 저하된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팀의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팀의 우선순위와 의사결정 원칙을 정하는 시간을 갖는데 할애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는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프로토콜 규약을 정하는 것과 유사하다. 어떤 일이 진행되는 데 있어서, 프로토콜이 서로 다르면 소통하는 방식의 문제로 커뮤니케이션 비용만 높아지고 효율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큰 조직에서 뿐 아니라 작은 조직에서도 일관된 가치관 하에 우선순위의 원칙을 수립하는 일은 매우 중요해진다. 리소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일의 우선순위를 놓치고 리소스가 분산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순위화의 원칙의 예는 이러하다. 

수많은 이슈 중에 어떤 일에 먼저 집중할 것인가. 예를 들면, 먼저 서비스를 개발하는 R&D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순위에 대한 결정 원칙은 이렇게 정했다. 고객에게 불편을 주는 긴급 이슈를 항상 먼저 해결하고, 이후 비즈니스 임팩트가 클수록, 개발 비용이 작은 프로젝트일수록 먼저 한다. 즉,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원칙의 주요 요소를 선정한 후 가중치를 적용했는데, R&D 프로젝트 선정에 있어서는 해당 기능에 대한 고객의 개선 요구사항의 볼륨과 강도, 그리고 해결 후 비즈니스에 미치는 단기 / 장기 영향도 (주로 매출 및 수익성), 개발 시의 투입 리소스와 비용, 내부 개발 내재화 자신감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정했다. 


코어 밸류를 만들고, 우선순위 가치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단순히 대표 또는 리더의 탑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아닌 전체 팀의 생존과 성장을 위함임을 팀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순위화를 위한 요소를 선정할 때에는 그 기업의 가치관이 주로 반영된다. 


선장의 지시 하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조직인 경우 분기/연간 정해진 전사의 목표와 리더(주로 임원)의 목표에 따라 해당면의 프로젝트가 지정되고, 수직적인 지시체계로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직원의 목소리를 중요시하는 기업은 프로젝트 선정에 있어 내부 이야기를 지속 수렴하는 체계를 가져야 한다. 후자의 경우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단점이 있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가치관과 의사결정 과정을 합치하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 


튜터링의 경우 이러한 장치가 매년 초 진행한 코어 밸류 워크숍이었고, 서로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가다듬고 컨센서스를 이루는 과정에서 큰 동기부여를 얻었던 좋은 제도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커리어를 가진 분이 있다면 나는 이 코어 밸류를 개인에게 정의해보길 권하고 싶다.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사명감을 갖고 태어난 한 인류로 정의하고,   


    내가 하는 일에서 나는 왜 이일을 하고 있나,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위한 내가 가진 사명(미션)은 무엇인가,   

    이 일을 해내기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있나,   

    나의 단기,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내 앞에 던져진 수많은 도전과제 중에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그 우선순위를 분류하기 위한 원칙과 가치관은 무엇인가.   

 

혹시 직장 내 분위기가 본질적인 가치를 이야기하기에는 어색한 기운이 흐르는가, 혹은 항상 긴급한 사안과 결론 만들기에 조급하여 그런 논의 자체를 지양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팀이 정의한 본질 통찰력이 강한 Why맨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Why가 중요한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리추얼을 반복한다. 

 

DNA Description  

    문제 해결에 있어서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총체적 접근이 가능한 사람  

    시스템 구조화 역량을 지니며, 문제를 단계별로 해결할 수 있는 높은 의사결정 수준을 가진 사람.  

    타인에 대한 높은 공감력을 지닌 이타주의자 (왜 그 사람은 이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를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사람)  



리츄얼   

    연 1회, 반기마다 각 부서별 각자 하는 일에 대한 정체성을 재확립함.  

    정체성에는 왜 이일을 하는지, 어떤 동기부여를 갖고자 하는지 등이 포함되어있음  

    연 1회 KPI 수립 시 각 파트별 의사결정 및 우선순위 가치관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함. Why에 대한 본질 탐구 습관화  

    VOC 피드백 세션을 두어, 고객들이 왜 우리 서비스를 쓰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이 나왔는지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는 시간을 가짐  

  



주의 바람 *와이맨은 무슨 안건이든 시비를 거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 반대로 강한 이타주의를 가진 사람이다!!!!!

보통의 조직은 예스맨을 좋아하기 때문에 와이맨이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스스로 와이맨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본질에 어긋난 일에 딴지를 거는 사람은 아녔는지 반문해 볼 필요도 있겠다. 

회사원 시절의 나는 정말 딴지와 시비 투성이인 사람이었다. 막상 내가 창업을 해보니, 철없던(?) 그 시절의 상사와 리더들에게 참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Start with why로 유명한 저자 사이먼 사이넥의 TED 강연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법(TED 강연)을 참고용으로 글을 마칩니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들 시리즈 링크 참고 :) 

첫째, 동기가 풀가동된 셀프 스타터

둘째, 전문가를 넘어서 오지라퍼 

셋째, 러닝 커브가 가파른 학습 기계

넷째, 통찰력 넘치는 Why맨 

다섯째, 오뚝이형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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