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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풍기 Aug 30. 2023

숨만 쉬어도 생활비 마이너스야.

부부의 동상이몽 재테크 공부 시작

연애시절 문득 신나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심심해서 피피티를 만들어 당시 남친이었던 사람에게 “신형 아이폰이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피피티를 보냈었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신형 아이폰이 사고 싶으니 사줄 생각이 없니? 하는 신박한 나의 피피티를 본 그는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미래엔 “구축 아파트로 이사 가야 하는 이유”,“양도소득세 조금 내고 이사 가기”, “수입형 부동산 오피스텔을 매매해야 하는 이유“ “우리 집 장기 계획”, “미분양 줍줍 자금계획” 등 다양한 피피티를 보게 될 것이라는 걸



 그렇다. 실패 아닌 실패 청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는 유명하다는 부동산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유명한 유튜브 채널을 파기 시작했다. 급기야 몇십만 원 대의 강의를 결제하기 시작했고.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의 강연을 들으러 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지방 소액 투자해야겠어.라고 외치기도 하고 가본 중소도시 집값을 호 갱 노노로 찾아보고. 유용 가능한 현금이 얼만지 다짜고짜 남편에게 묻기도 했다.
 
 
 어느 날은 시댁이 있는 지역의 도시개발계획도를 시부모님께 공유하며 여기가 개발된다며 임장 가야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때 당시 시어머님께서는 “너는 이런 정보를 어디서 알았니?”라며 물으셨고.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거라고 대답했다.


틈만 나면 내가 알고 있는 도시들의 시청 구청 홈페이지 들어가서 도시개발계획, 재개발, 재건축 관련한 서류들을 읽었다. 아는 동네가 나오면 신기하기도 했고 시세를 확인하면서 놀라기도 했었다.
 
 
 또 어떤 날은 분양하고 있는 상가 모델하우스에 방문하여 설명을 듣고 상가 분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8억?이라는 신도시 상가의 가격에 놀랐고. 뭣도 모르고 방문하고 털려버린 개인 정보에 매일 카톡으로 날아오는 분양 소식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스팸 메시지도 너무 많이 왔다)

 온 주변엔 내가 부동산 세계에 뛰어들었음을 알렸고. 서울시 개발계획 지도를 구매해 거실 한쪽 벽에 붙였다. 집을 사게 되면서 1주택자가 되었고. 경제적 어른이 된 시 기었다.
 
 
 남편은 아이가 신생아 시절부터 해서 5시 20분에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바로 아이를 안아들고 온몸으로 놀아줬다. 목욕을 시키고 마지막 수유까지 하고 나면 아이를 재웠다. 나는 그때 좀 잘 수 있었는데 모유 수유를 하고 있어서 새벽 수유도 내 담당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와서 초저녁에 자는 시간이 내가 조금 길게 잘 수 있는 시간이었다. 뱃골이 작았던 아이는 통잠을 늦게 잔 편이었고, 의사는 몸무게가 늘지 않으니 통잠을 자도 새벽 수유를 빼지 말고 하라고 권했었다.



 남편은 거실에 컴퓨터를 꺼내 아이를 거실에 재우면서 일을 했다. 새벽 늦게까지 일을 하고 또 출근을 하고 퇴근해선 육아를 하고. 주말에는 더 늦게까지 일을 했다. 남편은 오전까지 잠을 자고 아이와 나는 남편의 수면의 질을 위해 낮 산책을 하기도 하고 그랬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케어했고 남편은 앞으로 줄어들 소득을 대비하여 창업 준비, 투잡 바쁘게 일했다.


 남편은 오래 준비한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었다. 소득은 말도 안 되게 줄었고 우리는 숨만 쉬어도 나가는 생활비를 채울 수 없어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했다. 아 물론 이 모든 계획은 철저한 J의 남편의 머릿속에 있던 계획들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기 전에 마이너스 통장을 한도 풀로 뚫고 나왔고 약 2년간 줄어들은 월급으로 버티며 도전을 해보자며 결의에 가득 찬 마음으로 시작한 단계였다.



 이 모든 건 청약이 된 아파트에 입주하고 두 달 만에 신속하게 이루어진 일이었다.


 
 남편의 스타트업 창업은 청약이 되기 전부터 진행되는 일이었고. 집을 샀으니 안정된 시기에서 도전을 해보자 하는 마음이 겁 많은 남편을 움직이게 한 것이었다. 만약 청약이 되지 않았더라면 겁 많은 J는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면서 워라밸을 추구하는 개발자로 남았을 수도 있겠다.
 
 
 실제로 마지막에 다녔던 회사는 남편이 연봉을 깎고 이제 막 태어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일명 “워라밸”의 균형이 완벽한 곳이었다. 연봉을 깎았지만 부담 없이 다닐 수 있는 회사에서 이제 공동창업자가 되어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무거워 지 입장이 된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집에서 동상이몽을 시작하게 되었다.



숨만 쉬어도 마이너스인 상태인 우리 가족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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