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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풍기 Aug 29. 2023

로또청약이라며 망한거 같은데?

청약 당첨이 이렇게 쉬운건가?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집값에 대한 논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약을 기다리면서 공부했다고 하면서 소득 부분을 챙기지 못한 것. 임장 한번 가보지 않고 청약을 넣었던 것.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실수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해 없길 바라겠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남편의 출근 배웅을 해주고. 돌이 막 지난 아이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다. 남편은 뜬금없이 전화를 했고 갑자기 “기분은 좀 어때?”라며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무승 꿍꿍이인 거지 속으로 생각하며 “왜 그래?”라고 되물었더니



“이거 청약 당첨됬는데?” 라며 어떨떨 하게 대답을 했다.

뭐? 우리가 청약에 당첨되었다고?






어디에 청약을 넣었더라 순간 얼음처럼 굳었다.


아. 거기 맞아.


자꾸만 오르는 분양가 매매가 전세가. 저녁마다 계속되는 실랑이. 남편은 임대차 3법이 우리에게 진짜 유용한 법이 맞는지. 그다음 오른 전셋값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극단의 걱정으로 불만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거 같았고, 위기는 없을 것만 같았다. 매일 밤 토론은 싸움이 되었고 짙은 한숨만 남게 되었다. 차라리 여기 구축 아파트 그곳에 매매를 하는 건 어떻겠냐고. 만약 3기 신도시가 되어도 분양가는 매우 높게 오를 텐데 그때는 대안이 있느냐. 그전에 당장 전셋값이 많이 오르는데 금리도 오르고 이자를 어떻게 버틸 것이냐. 근처 빌라로 이사 가서 당해를 기다려보자 별별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


 너무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시기였다. 아이는 이제 태어났는데 나는 호르몬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하고 우울한데 이런 현실이 암담했다. 중소기업 특공까지 생각해서 최소 10년은 생각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막상 내 집이 없다는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자고 나면 올라가는 집값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그때는 무조건 청약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다른 아파트 매매에 대한 생각도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전셋집을 중개해 준 부동산에 가서 푸념을 내뱉었다.


 부동산 대표님은. 아직 젊고 한창인데 왜 이렇게 불안해하냐. 3기 신도시가 되지 않아도 기회는 올 거다. 중소기업 특공도 있고 플랜을 많이 짜놓지 않았냐 하면서 위로를 해주셨다. 덧붙여 신랑 나 대표님 해서 단톡방을 하나 만들자고 하셨다. 바로바로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주시겠다고. 지역을 넓혀서 쓸 수 있는 곳을 다 써보자고 제안해 주셨다. 대표님 부부는 실제로 특공으로 1채 일반분양으로 1채 청약을 성공한 사례로. 젊은 사람들일수록 청약의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한다 생각하시는 분이었다.
 
 
 그다음 날 한 블로그 글을 공유해 주셨다. “후 분양 아파트인데 00시 곧 입주하니깐 59로 넣어봐요” 국평 84가 아닌 경쟁률이 낮은 59 그중에서도 신혼부부 특공 물량이 제일 많은 a 타입에 청약을 넣으라고 정확히 집어주셨다. 00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약 한 시간 사십분이 먼 곳 이었다.


우리는 임장한번 가보지도 않고 덜컥. 청약을 하게 되었다.


 사실 곳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있기 때문에 연습 삼아 넣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스갯소리로 여기 당첨돼서 빨리 입주하면 3기 신도시 기다리는 것보다 마음은 편하겠다. “내 집이잖아”라는 소리를 했었다.
 
 
 그 동네 한 번도 안 가보고 넣은 청약인데. 당첨이라니 얼떨떨했다.


 호재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었고 그 지역도 신도시 게다가 후 분양에 분양가상한제 적용받아서 분양가 자체도 비싸지 않았다. 와? 뭐지? 이게 맞나? 아니 이렇게 쉽게 당첨되는 거였다고? 당해도 아닌데?
 
 
 상황이 얼떨떨하고 믿기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잘 알지 못하는 지역이었다. 신혼부부 특공을 쓸 수 있는 기한이 딱 3일 남은 시점이었다. (높은 점수 기준 혼인신고 3년 이내)


게다가 모델하우스? 코로나로 인해 예약제였고. 방문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그전에 다녔던 모델 하우스는 꼭 당첨되고 입주한 것 마냥 꼼꼼하게 봤는데 무심코 넣은 그곳이 당첨 이라고?


설상가상. 공공 분양에 대한 소득요건만 계산했지 민간분양 소득에 대한 부분을 계산하지 않았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공공 분양의 경우 작년 소득 평균, 민간분양의 경우 당첨일 기준 전 달갑지 소득 평균으로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바뀌었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매주 청약 공부를 했다곤 했지만 이 부분을 신경 쓰지 못했다. 남편이 투잡을 시작하게 되어서 소득이 갑자기 매우 높게 잡혔기 때문이다.
 
 
 망했다. 우리 당첨 취소될 수도 있겠는데?
 
 
청약 통장 날아가는 것일까? 그때부터 계약서 쓰는 날까지 국토부, 청약 홈 크로스체크하느라 바빴던 하루하루였다.


 남편의 경우 중간에 이직도 있었고 투잡도 있었고. 서류 확인하던 날 아주 오랜 시간 꼼꼼하게 검토하고. 담당자도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라고 했다.
 
전화로 아무리 체크해 봤자, 정당 계약하는 날 확인하고 그날 안되면 1년 동안 청약 제한에 걸리게 될 수도 있었다. 아니 왜 이런 부분을 신경 쓰지 못했지 스스로 자책했다.
 
 
결론적으로는 남편의 모든 소득을 하루치 일당으로 계산해서 일한 날로 곱한 금액으로 소득 기준을 확인했다. 국토부가 제일 정확했다. 몇만 원이었나 몇천 원이었나 겨우 소득기준을 맞출 수 있었고. 남편은 계약서를 들고 약 두 시간을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계약서를 쓰는 날까지는 우리 청약 통장 날아가면 어쩌지? 이게 진짜 다 무슨 일이야 소득 계산을 왜 제대로 안 한 거야 후회하며 불안해했다. 계약서를 쓰고 나서야 우리가 청약이 된 곳이 어딘지. 타입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가보지도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지역으로 덜컥 청약을 쓰다니. 알려주신 부동산 대표님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준비 없이 덜컥 모든 걸 진행시킨 어리숙한 우리 둘의 결정이 미숙하게만 느껴졌다.
 


 당해 지역도 아니었고. 당시 청약 경쟁률도 매우 높아 될 거라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 한 번도 가보지 않고 겁 없이 청약을 쓸 생각을 했겠지.
 
 
 결론적으로 우리의 청약은 로또까진 아니어도 성공했지만. 실패했다.
 
 
전 재산 다 걸고 집을 사는데 가보지도 않은 지역의 집을 사다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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