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기도 詩 13. 까치표지판

-음악회를 기다리다 한강을 감상할 때 산문 리듬에 맞춰 지은 시

by 푸른킴

음악발표회 초대받아. 조금 이른 시간 한강 변 카페 루프탑 오트밀 밀크티 향기 앞에 까치 날아드는 찰나, 멀리 붉은 노을 강을 물들일 때 그 풍경이 궁금해져 둔치 주차장 한켠에 차를 끼워 넣고 가까운 거리 멀리 걸어 한강 유람선 물 밀고 가는 길 가만히 뒤따라가면 멀리 배 뒤로 여릿한 물살 오선지 같아 물방울 튀어 올라 악보 수놓는 순간 까치 날아가고 강 건너편 검은 빌딩 불빛 하나둘 리듬 맞춰 들어오면 강 건너는 전철 타악기인 양 궤도 위로 소리와 함께 사라질 때, 어느새 어두컴컴 이슬처럼 강을 덮으면 방금 손에 든 따뜻한 차 내려앉은 까치 울음 벗 삼아 나를 다독이는 어둠, 강 북쪽 고속도로 꼬리에 꼬리가 닿을 듯 다가서는 차의 행렬, 느릿해지는 속도 못 이겨 온종일 곤한 몸― 운전대 위로 걸쳐지는 팔이라도 저녁 안식 기대하는 노곤한 마음 말 없어도 느껴지는, 까치가 물어 온 풍경의 위로, 왔던 길 되돌아 두 발로 다시 걷는 숲길, 작은 표지판,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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