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JOO Feb 03. 2022

자본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DAO

DAO! ICO의 재탕인가? 투자 커뮤니티의 미래인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야심찬 사업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이상을 백서라는 이름으로 만천하에 공개하고 누구나 이 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ICO가 2017년 전 세계를 강타했다. 5년 전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때 ICO로 기업 공개를 했던 대다수의 기업들이 잠적하거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잊혀진 ICO의 향기를 DAO에서 느끼고 있다. DAO는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특정 주체의 개입없이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하는 말이다. 이렇게 운영되는 대표적인 조직이 2016년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출범한 이더리움 프로젝트를 위한 재단으로 그 이후에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DAO가 최근들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DAO는 ICTO처럼 돈을 쫒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점은 있다. ICO가 위에서 아래로 회사가 투자자를 찾아 자금을 모으는 반면 DAO는 아래에서 위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구성해 이들이 함께 할 회사 혹은 프로젝트를 찾아 창업 혹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투자하는 방식이다. 또한, ICO가 비록 백서로 사업 계획서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사업 이행 과정의 모든 내역이 공개되지는 않는 반면 DAO는 계획서나 기획안이 아닌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 운영 내역이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고 주요 의사결정이 상호 약속된 규정이나 합의에 따라 정해진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2가지의 다른 점으로 DAO는 ICO와는 다른 길을 갈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인터넷의 시작을 보면 전 세계의 개인들을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 커뮤니티에서 비롯된다. FTP, 고퍼, IRC 등의 초창기 인터넷 서비스들은 그렇게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정보와 자료, 취미, 일상을 공유하면서 생각을 키우고 지식을 넓혀갔다. 그런 커뮤니티를 통해서 학교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함께 창업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동료를 만났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 커뮤니티가 카페에서 아이러브스쿨, 마이클럽 그리고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으로 진화했지만 그저 신변잡기를 떠들거나 정보를 나누는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DAO는 그런 커뮤니티를 돈되게 만들어준다. 그저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벗어나 세상을 바꾸고 참여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윤을 배분해준다. 그저 즐거움이나 학습을 넘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단단한 결속력을 갖추게 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와 DeFi, NFT 등이다. 한마디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데이터 저장 시스템이 이같은 자율조직을 금융 거래를 보다 투명하고 글로벌로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DAO는 ICO와 달리 소리없이 아우성댄다. ICO처럼 대 놓고. 투자자를 찾아 다니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동조자들이 모여 함께 할 프로젝트를 찾아 나선다. 이들은 디스코드,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 그리고 밋업,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1월 간송미술관에서 불교 문화재 불상 2개를 K옥션 경매에 내놓았다. 국내 최초로 국보가 경매에 나온 것이다. 역사적 의의를 가진 국보가 개인이나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커뮤니티가 조성되었다. 국보DAO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가 조성되어 수 많은 개인이 50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가 가동되었다. 그런데 이 DAO의 시작은 1월18일 한 개인의 트윗이었고 이후 23일에 국보DAO가 NFT로 만들어져(이를 민팅이라고 함) 24억이 모금되었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이것이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무려 5일만에 제안부터 DAO 결성 그리고 자금 마련을 위한 민팅이 이루어졌고 3일만에 무려 24억이 모금된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그냥 커뮤니티를 조성한 것이 아니라 50만원에서 수 백만원을 실제 암호화폐로 송금을 해서 투자를 하는 DAO를 결성한 것이다. 이 과정에 은행이나 어떤 기업, 단체의 개입은 없었다. 이들은 누굴 믿고 그 많은 돈을 투자한 것일까? 바로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기반한 NFT를 믿고 그렇게 투자에 나선 것이다. 물론 목표 모금액 달성에 실패한 이 프로젝트의 투자자들은 모두 24억을 다시 돌려 받았다.

국보DAO에 참여했고 그렇게 투자한 150여만원은 돌려 받았다. 그 과정은 아래에 히스토리로 기록되어 있다.


미국에서도 헌법 초판본이 소더비 경매에 나왔고, 이 경매에 참여하는 DAO가 결성되어 사흘만에 4000만 달러를 모았다. 목표 금액 500억에는 실패했지만, 사적 수익이 아닌 공공 목표를 향한 역사적인 모금에 대한 것이 기념으로 남아 이 DAO에 참여한 NFT의 가치는 8000억으로 뛰어 올라 15배가 되었다. DAO에 참여한 멤버들의 참여 그 자체가 기록되어 화석화됨으로써 가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외에도 골프장 인수를 한 링크다오는 골프장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NFT 투자자를 모았고 125억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만일 골프장 인수에 성공하면 투자한 NFT 소유주들에게 골프장 멤버십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과 이용료 할인, 회원 전용 커뮤니티 참여권 등의 여러 특전을 제공함으로써 이윤을 분배한다. 이러한 규약을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스마트 컨트랙트로 기록하고 NFT로 투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DAO가 운영된다. 그렇게 우주 탐사, 유명 감독의 원고 등 다양한 상품과 실물 자산, 프로젝트 등이 DAO라는 자본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적 조직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구성해 투자되고 운영되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