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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Sep 26. 2023

춘추전국 시대의 한국 이커머스

쿠팡 천하가 된 것인가?

코로나19와 함께 역대급 성장을 한 이커머스 사업체들이 엔데믹 시대 속 금리 인상과 함께 상황이 역전되었다. 경기 침체 속에 2022년 4분기부터 국내는 물론 미국의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최대로 성장하던 이커머스의 대부 아마존의 기업가치는 2021년 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3년전의 주가로 되돌아갔다. 알리바바, 쇼피파이, 이베이 등도 비슷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은 상장 이후 계속 하락만 하던 주가가 2022년 6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아주경제 '23 2월12일 기사(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강 1중 체제로...


무엇보다 이들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과 엔대믹 시대를 맞이하며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으로 사용자들이 복귀를 한 탓이다. 그렇다보니 지난 1월 야심차게 상장을 준비하던 마켓컬리마저 상장 철회를 했다. 마켓컬리의 철회는 워낙 경제상황이 얼어붙고 투자 심리도 악화되면서 프리 IPO에서 4조원이던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1/4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초 비상장거래소에서의 마켓컬리 기업가치는 1조가 채 되지 않았다. 사실 마켓컬리의 상장철회는 이커머스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자의 시각이 장기적 성장 가능성보다 당장의 이익 구조 개선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즉, 마켓컬리를 포함한 한국 이커머스 시장 전체에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20년 넘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치킨게임처럼 모든 사업자들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출혈경쟁을 당연시 삼아왔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명실상부한 1위없이 춘추전국 시대처럼 여러 기업들이 경쟁하다보니 미래 성장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만 주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일본의 라쿠텐처럼 절대 강자가 있으면 유통 장악을 무기로 셀러들에게 수수료를 높이고, 직매입 기반으로 수익률을 개선하고, 광고 수익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시장 장악을 하지 못한 채 더 많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쿠폰을 남발하며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판매를 하는데 서로 경쟁하면서 뺏고 뺏기면서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나마 이커머스 사업자 중에 흑자였던 기업이 지마켓이었는데, 2021년 이마트가 3.6조에 지마켓과 옥션을 인수한 이후 시너지는 커녕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2014년 로켓배송과 함께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광폭 행보를 보인 쿠팡 마저도 흑자로 전환한 것은 2022년 3분기다.


그렇게 무조건 성장을 위한 전력 질주을 해오던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영 기조가 올 들어 바뀌게 된 것이다. 이제는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며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이마트는 SSG닷컴과 지마켓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균형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랜 기간 성장 중심으로 투자해오던 쿠팡은 계획된 적자를 탈피해 본격적으로 연간 흑자 달성을 위해 올 한 해 내실있는 성장을 꾀할 것이다. 실제 쿠팡의 실적이 2022년 3분기 이후 연속 분기 흑자 달성을 기록했다. 2023년 2분기 매출은 7.6조이며 영업이익은 2.5%로 역대 최고이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실적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 중이다. 일찍기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에 투자하며 얻은 경쟁 차별화 전략 덕분이다. 2022년 거래액은 27조에 육박해 유통의 강자인 신세계의 면세점을 제외한 9개 유통 부문의 합산 매출 30조와 비교할 때 놀라운 숫자다. 쿠팡은 이제 온라인에서 명실상부한 1위가 되었고, 이제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마켓컬리의 상장 역시 잠시 미룬 것이지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만큼 시장 여건이 좋아지고, 수익 성과를 검증받으면 다시 본격화될 것이다. 물론 한창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4조에 육박했다가 2023년 9월 즈음에는 1조도 안될만큼 줄어든만큼 매출 규모보다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한 수익모델 발굴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이를 위해 판매되는 제품을 다각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 상품의 카타고리 정리도 해갈 것이다. 11번가 역시 2019년 반짝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매출 감소와 다시 적자 전환을 하면서 아마존과 협력해 해외 직구 플랫폼을 차별화하고 배송 경쟁력을 확대해 직매입 중심의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게, 이커머스 업체들은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기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다. 과도한 쿠폰 발행과 마케팅을 자제하고 사업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구조조정과 적자 사업이나 과도한 장기 투자 영역을 축소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상품 카타고리로 상품 다각화를 꾀하며 사업 다변화로 신규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특히 네이버 쇼핑은 하이퍼클로버X와 CUE를 활용한 AI 쇼핑 서비스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쿠팡과 기술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판매자를 위한 Gen. AI와 소비자를 위한 더 나은 쇼핑검색과 쇼핑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혁신을 해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3위 이하 사업자간 M&A가 활발해질 것이다. 이미 2021년 7월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옥션, 지마) 3.44조원에 인수, 2022년 하반기 해외 직구와 에누리라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운영 중인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는 합병했고, 숙박 여가 서비스인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이커머스와 인전 산업 영역간 합종연횡과 투자 인수가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그 대상도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은 국내 대표적인 소셜 커머스인 티몬을 인수했고, 네이버는 북미판 당근마켓인 포시마크를 인수했다. 롯데그룹은 11번가 인수 검토 중 취소를 하고,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제휴를 맺고 자동화된 선진 물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에 부는 혹독한 바람은 되려 한국 인터넷 커머스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부터 시작해 불안한 안보 위기 그리고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과 중국의 폐쇄적인 자원주의 경제 정책 그리고 유럽 등의 경제블록은 국내의 내수시장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해외의 글로벌 기업과 국내 토종 기업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또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재고를 위한 M&A가 올 하반기부터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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