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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Jan 07. 2023

우리 조직의 영혼은 무엇일까?

<최고의 조직> 김성준


조직문화를 고민하면서 읽은 세 번째 책을 소개한다. 첫 번째 책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는 실리콘밸리의 기업 문화와 한국의 대기업 문화를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중심으로 비교했다. 두 번째 책 <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는 기업경영이 무엇인지,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철학적 성찰을 토대로 조직문화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최고의 조직>은 앞의 책들보다 조직문화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가지고 접근하며 최고의 조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또한 다른 책들과 달리 ‘좋은 조직문화’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에게 맞는 조직문화에 대해 상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Image by yes24.com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저자는 조직문화에 대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형성된 정신적 소프트웨어”라고 정의하며, “당연하게도 조직문화는 목표 달성에 효과적일 때 비로소 ‘좋은 조직문화’라 평할 수 있다”라고 한다. 따라서 최고의 조직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조직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조정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조직문화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즐거운 것들로 가득한 직원 휴게실, 맛있는 무료 카페테리아, 무제한 휴가제도, 재밌고 특이한 회의실 이름 등 눈에 띄는 요소들 속에서 찾기도 하고. 기업 홈페이지에 멋있게 써내려 간 기업의 핵심가치나 인재상을 통해 조직문화를 가늠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에 대한 상징일 뿐이지 본질은 아니다. 본질은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있다. 그들이 품고 있는 조직에 대한 암묵적인 믿음이나 관점이 진짜 조직문화이다.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조직 안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해도 되는 것’을 분별한다. 이것이 곧 조직에 대한 암묵적인 믿음이며 구성원의 행동양식으로 자리 잡는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게 허용되는지, 기존의 업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지지받는지… 조직 구성원들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아무리 자유로운 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이 있더라도 상사에게 반대의견조차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조직. 얼마든지 있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조직문화는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책에서는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던 삼성과 LG,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소개한다. 조직문화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WHO

문화를 바꾸는 일은 당연히 조직 전체의 집단적 의지가 중요하다. 왜 변화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공동의 실천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변화를 이끄는 데 있어서 경영자, 리더의 역할이 핵심이다. 조직 변화 시도의 70%가 실패했다고 하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경영자의 의지 부족이 원인이라고 한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조직의 금기를 넘어서는 일이기에 일반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쉬운 일이 아니다. 책에서 소개한 성공사례들 역시 최고경영자의 자기 성찰과 금기를 넘어서는 직접 행동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다.


WHAT

조직문화를 바꾼다고 하면 조직의 문제점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조직 안에 오래 있으면 조직의 긍정적인 점들은 잘 보이지 않고 그저 문제 투성이 집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조금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조직을 성장시키고 유지할 수 있었던 조직문화의 ‘핵심 긍정 요소’를 찾으라고 한다. 조직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강점을 발견하고 강화시켜 나감으로써 지금의 조직을 부정하기보다 긍정하면서 효과적으로 조직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선할 점이 많이 보이더라도 근본적인 문제 한 두 가지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HOW

조직문화의 변화는 결국 조직에서 해야 할 것(당위), 하지 말아야 할 것(금기), 해도 되는 것(허용)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을 바꾸는 일이다.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조직이 추구하는 핵심가치에 적합한 행동 양식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문화적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구체화해서 최고 경영자가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알려야 한다. 구성원들이 가진 암묵적인 믿음의 경계선을 넘을 수 있도록 유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Photo by Vlad Hilitanu on Unsplash



조직문화가 시작되는 질문


책을 읽으며 내가 정의한 조직문화 활동은 “조직의 영혼을 가꾸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조직의 영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영혼은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영혼이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존재이자 내면의 소리다. 영혼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외부의 압력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역량을 쏟아붓게 한다. 한 회사 안에서 우리만이 느끼는 독특한 감성이다


영혼은 곧 자기 정체성이다. 우리 조직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신념이자 열정이다. 그리고 그 존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행동 양식이 조직문화다. 결국 조직문화 활동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진정성 있게 답하는 일이다.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아마도 구성원들이 이 질문에 관심이 없거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답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이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도 우리 조직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 조직의 영혼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에 맞는 조직문화는 어떠해야 할까?




*cover photo by Helena Lop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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