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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un 27. 2022

지금 그리고 여기

나는 지금 어디를 살아가는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아실현을 하는 영웅이 되라고 타인이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자신이 자기에게만 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빅터 프랭클 92p 박상미)

     

사진출처 : 펙셀스


6월 20일 나만의 기념일

6.20일은 특별한 나만의 기념일입니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로고테라피(의미치료) 상담을 공부한 지 일 년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통은 언제나 나를 과거로 소환하여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었고, 발버둥 쳐도 변화지 않는 내가 끔찍하게도 싫었던 나날이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삶에서 엄마가 되었습니다. 나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의미 치료를 발견하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의 마음은 ‘그래, 상담받는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해보자’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가 어느 듯 일 년이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될 거라고 확신하며 그렇게 회복되는 날까지 자신에게 인내심을 갖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317p 유영미)

     

나와 마주 보기

저는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나의 과거와 만나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기도 했으며, 피하기만 했던 밑바닥 감정도 바로 보았고, 애써 외면했던 나의 내면 아이를 마주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웃고 웃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요.

나는 나와 바로 마주 보기까지 40년이나 걸렸습니다.






『시련이 사람을 더 나은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을 때 그것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빅터 프랭클 삶의 의미를 찾아서 128p 이시형)

     

시련의 의미 그리고 삶의 의미

절대 변화할 수 없을 것 같은 내가 변화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의 경험을 나누고 그들과 함께 웃고, 사랑하며, 안아주며, 마음을 보고,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저만의 삶의 의미도 발견했습니다.


점점 산으로...

나의 삶의 의미를 실현하려면, 좀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공부를 시작하였고, 결국은 대학원 진학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학원,

아이들 공부시켜야 하는데..

오고 가는 시간만 왕복 4시간..

학비는 어떻게 하지?

대학원을 나온다고 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별별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루 종일 대학원에 진학에 대한 고민으로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었고,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할 수도 없었으며, 일하면서도 멍 때리고 실수는 넘쳐났습니다.






『마음속의 혼란을 보지 말아요. 그 대신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 쪽으로 시선을 돌려 보세요. 중요한 것은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 당신에 의해 실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빅터 프랭클 삶의 의미를 찾아서 199p 이시형)


혼돈의 세계

즐겁고 행복하려고 시작한 공부가 또다시 혼란을 몰고 왔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는데 가고 싶다고 바로 갈 수도 없는 대학원,


대학원을 나온다고 내가 제대로 된 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공부하는 시간 동안 가족들에게 신경을 못 쓰면 어떻게 하지?


아이들에게 한참 돈 들어갈 시기에 나한테 이렇게 (돈을) 써도 될까?


그리고 합리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나 취미로 공부하고 싶은 거잖아?!, 대학원 가지 말고 지금처럼 일하면서 즐겁게 공부하면 되지..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는 거야..’


결국 공부도 재미가 없어지고, 책도 읽기 싫어졌습니다. 한참이나 모자란 내가 누굴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발견한 삶의 의미도 도루묵이 되었습니다.






『그래. 우리는 좀 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야 하네. 과거가 보이는 것 같고, 미래가 예측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자네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지 않고 희미한 빛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일세.』

(미움받을 용기 308p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게)


사진출서 : 펙셀스


빗나간 초점

어두운 밤길을 인도하는 북두칠성과 같은 나만의 삶의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삶이 불안하고 두려울 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주는 것은 바로 삶의 의미 일 것입니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하나의 목표, 대학원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삶의 의미를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요.

나는 지금 어디에다가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 잠시 망각했나 봅니다. 뭣이 중헌데? 대학원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제 삶의 의미인데 말입니다.


사진출처 : 펙셀스


Here and Now

맞아요.

나는 지금 그리고 여기를 살아야 합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과거도 미래도 내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오직 바로 지금, 여기만이 내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좀 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며 사랑하고, 책을 읽고 지금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마주 웃으며, 사랑하고, 안아주고, 마음을 보며 내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래요.

나는 지금, 여기를 참고 견디며 꾸역꾸역 살아가야 합니다.


나의 조급하고 불안한 미래를 위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여기를 마음껏 살아가는 것입니다.






『행복과 쾌락은 모두 성취의 대체물일 뿐이다.』

(빅터 프랭클 삶의 의미를 찾아서 61p 이시형)


     

산을 오르듯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내가 잘 걸어왔나 뒤돌아보지 않고 저길 언제 오르나 걱정하지 않고 내 뺨을 스치는 바람과 나무 냄새, 지금 느끼는 이 즐거움, 행복, 노력, 역경을 고스란히 안고서 나는 꾸역꾸역 걸어갈 것입니다.


그렇게 지금, 여기를 살다 보면 그 속에서 행복도 삶의 의미도 바람처럼 내 뺨을 스치기도 할 것이고, 상쾌한 나무 냄새처럼 나를 숨 쉬게도 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요.

나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잘하는 것,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 지금, 여기를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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