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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미상 Nov 17. 2019

우는 우리

어쩌면, 웃는 모습보다 아름다울




무엇이 당신을 울게 하나요


늘 찰랑찰랑 걸으면서도

아무에게도 눈치채이지 않고

솜씨좋게 잘 지내오던 당신을

넘치게 하는 그 한 방울은 무엇인가요


참지 않고 혹은 참지 못하고

붉은 눈과 아픈 머리로

온 몸에 힘을 뻗으면서까지

당신의 뜨거운 속을 찬 바깥으로

내어놓게 만들고 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게 궁금했어요


울음은 웃음과 달라서

주고 싶다고 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당신의 우는 모습을

꼭 받고 싶은지도 몰라요


두 눈을 꼭 감게 하는 것

무엇도 속일 수 없게 하는 것

오로지 지금만 있게 하는 것

그렇게 앞에 있는 사람에게

빈 등을 내어주게 되는 것


어느 날에는

내가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내가 먼저 보일 수도 있을까요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울 이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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